게임개발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게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는 영광이자 상처다. 1998년 처음 선보인 '스타1'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이름을 떨쳤다. 반면 2010년 출시한 후속작 '스타2:자유의 날개'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스타2가 스타1에도 밀렸다. 이는 블리자드가 게임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자만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블리자드가 초심으로 돌아가 ‘겜심(게이머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오는 12일 출시하는 스타2의 첫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은 이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등 게이머의 편의와 재미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블리자드는 자유의 날개와는 확연히 달라진 군단의 심장에 떠났던 겜심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초심으로…귀 열고 개발자 100여명 투입
블리자드는 '스타2:군단의 심장'을 개발하면서 유난히 '게이머'를 강조했다. 이용자가 편하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게임 개발에 있어서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실제로 게임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블리자드는 귀를 열었다. 스타2:자유의 날개에 대한 게이머의 의견을 듣고 게임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대표적인 것이 동일 네트워크 상에 접속해 있는 이용자들을 찾아주는 '가까운 플레이어' 기능이다. 자유의 날개에서는 PC방과 대학 기숙사처럼 같은 장소에 있는 친구들을 쉽게 찾을 수 없어 불편하다는 게이머의 의견을 블리자드가 받아들였다.
블리자드는 자체적으로도 많은 공을 들였다. 3년 간 100명이 넘는 개발자가 군단의 심장을 만드는 데 투입됐다. 스타2를 처음 출시할 때와 비슷한 개발진이 확장팩 개발에 참여했다. 그 결과 군단의 심장은 자유의 날개에서는 없는 50가지 이상의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동영상이나 시나리오 등 콘텐트도 웬만한 영화 한 편보다 많다.
블리자드는 또 론칭 과정에서 '친절한 블자씨'를 자처했다. 새로운 기능과 유닛을 미리 알고 익힐 수 있도록 공개하고 오는 11일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출시 행사를 마련했다.
재미·편의성 극대화…스타2 확 바꿨다
블리자드가 심혈을 기울인 군단의 심장이 크게 달라진 점은 3가지다. 새로 도입한 소셜 기능과 다양해진 리플레이 활용법, 인공지능의 진화 등으로 재미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애썼다.
그룹·클랜·가까운 플레이어 등 소셜 기능은 자유의 날개에서 적용되지 않았던 신 기능으로 친구들과 편리하고 친밀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클랜과 그룹은 게임 실력과 모임의 주제를 떠나 군단의 심장 안에서도 누구나 친해질 수 있는 모임과 대화의 장이다.
리플레이 기능은 군단의 심장에서 가장 혁신적으로 변화된 기능 중 하나다. 리플레이 파일만 보유하고 있으면 어떤 시점에서든지 이어서 게임을 할 수 있다. 또 게임 중 튕김 현상이 발생해도 끊긴 시점부터 게임을 재개할 수 있다.
향상된 인공지능은 컴퓨터와도 흥미진진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인공지능은 총 10단계의 난이도로 구분돼 있고 전략도 전격 급습·타이밍 공격·압박 공격·빠른 공중 유닛 등으로 게이머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아군으로 선택했을 경우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을 주로 사용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는 "군단의 심장은 신 기능 및 유닛을 추가하고 인터페이스를 개선해 전혀 새로운 게임으로 봐도 된다"며 "과거 '스타:브루드 워'가 스타의 성공에 큰 역할을 했듯이 군단의 심장도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