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뒤쳐진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반격에 나선다. 최근 LTE 주파수 경매에서 원하던 1.8㎓ 인접 대역 주파수(D2)를 확보,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LTE보다 2배 빠른 LTE-A로 시장을 주도하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추격할 수 있게 됐다.
이석채 KT 회장(사진)은 1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KT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서비스를 최초로 실행할 수 있게 됐다"며 "광대역 주파수 확보가 KT의 모바일 사업을 추격자에서 선두주자로 역전시킬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자신감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30일 주파수 경매에서 황금주파수 대역으로 불리는 1.8㎓ 인접 대역 주파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KT는 경쟁사들이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묶는 기술(CA)을 이용해 LTE-A 서비스를 할 때 대응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었다. 갖고 있던 900㎒를 이용해 LTE-A 서비스를 해야 하지만 주파수 간섭문제로 제대로 된 서비스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1.8㎓ 인접 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빠르면 10월말부터 LTE-A와 마찬가지로 LTE보다 두 배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특히 인접해 있던 두 주파수를 바로 연결해 쓸 수 있어 새롭게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고 소비자는 LTE-A폰으로 바꿀 필요도 없다. '갤럭시S4', '아이폰5', '옵티머스 G 프로', '베가 아이언' 등 기존 LTE폰 이용자도 광대역 LTE 서비스의 최대 속도인 150Mbps은 아니지만 기존 75Mbps보다 1.33배 빠른 100Mbps까지 빠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주파수 확보에 91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광대역 LTE 서비스 시기도 수도권은 즉시·광역시는 내년 3월부터·전국은 내년 7월부터라는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KT로서는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KT는 2일부터 역전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다. 표현명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이 광대역화의 구체적인 일정과 추후 고객 서비스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대적으로 광고도 하는 등 공세를 펼친다.
그러나 KT가 이번 황금주파수 확보로 신 무기를 확보한 것은 맞지만 경쟁사와의 싸움이 녹녹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않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번 경매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대역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은 4500억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기존 대역 반납비용 포함)에 낙찰을 받아 마케팅 비용에서 여유를 갖게 됐다. 선점한 LTE-A에 광대역 서비스까지 구축하고 마케팅에 집중한다면 KT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