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만든 라이엇게임즈 가다] 수영장·찜질방도 없는데 왜 ‘꿈의 직장’ 됐나
일간스포츠

입력 2013.10.10 08:00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로 유명한 미국의 게임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최근 경영 전문지 포춘에서 선정한 가장 근무하기 좋은 중소기업 50곳중 3위에 올랐다. 포춘은 매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순위를 정하는데 게임개발사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라이엇게임즈는 게임이 잘 나가는 것 치고는 평범한 임대 건물 두 동에 9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옥에는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구글의 수영장이나 '한국의 구글'로 뜨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찜질방과 같은 근사한 복지 시설은 고사하고 그 흔한 피트니스센터도 없다. 그런데 왜 가장 근무하기 좋은 회사로 뽑혔을까.



▶"상사 지시 없어 스트레스 안받아요"

지난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라이엇게임즈 본사에서 만난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회사가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반 회사에서 흔히 있는 상사의 지시나 명령이 없고 직원들이 토론으로 업무를 진행해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기업마케팅 담당자인 안(ANN)씨는 "상사의 명령이 아니라 직원들이 서로 논의해서 일을 진행한다"며 "부담이 없고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토론을 중시해 '썬더돔'이라는 30시간 마라톤 회의를 한 해 여러 차례 연다. 어려운 문제나 게이머를 위한 새로운 혁신에 대해 큰 방에 모여 1박2일간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집중 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최근 열린 썬더돔에서는 150명 이상이 참여해 새로운 서버 설계에서 롤 챔피언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등 25가지의 프로젝트를 탄생시켰다.



▶매출·실적 압박도 없어

매출이나 실적 등에 대한 압박이 없다는 점도 근무하기 좋은 이유로 꼽혔다. 권정현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커뮤니케이션 본부 총괄 상무는 "회사에서 이용자를 얼마 늘리라거나 수익을 얼마까지 달성하라는 등의 요구를 하지 않는다"며 "오로지 게이머에게 최고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업무에 대한 성취도와 자부심이 높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라이엇게임즈는 상사의 승인없이도 게이머를 위한 일을 직원 스스로 판단해 실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데 이것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 라이엇게임즈는 휴가 무제한 정책도 지원하고 있다. 언제든지 휴식이나 재충전를 위해 무제한으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한국지사의 경우 법적으로 보장된 15일 뿐 아니라 그 이상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최우선 목표 돈 아닌 '게이머 중심' 회사

라이엇게임즈가 직원들 개개인이 권한을 가지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플레이어(게이머) 중심'이라는 기업 철학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게임을 만들기 보다는 게이머가 원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최우선 목표다.

그러다보니 라이엇게임즈는 직원 채용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자격 기준이 하드코어 게임 플레이어다. 이는 게임을 해본 사람이 게이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또 이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공동 창업자 브랜던 벡과 마크 메릴 역시 대학시절 LA 한인타운에서 PC방을 찾고 게임 후에는 순두부 찌개를 즐겨먹던 하드코어 게임 플레이어였다.

마크 메릴 사장은 "라이엇게임즈는 플레이어를 가장 중심에 두는 게임회사가 되는 것을 미션으로 가지고 있다"며 "이 점이 직원들이 매우 좋아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레이어를 가장 중심에 둠으로써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물론 라이엇게임즈에서 근무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LA(미국)=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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