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제2의 CJ’ 되나?
일간스포츠

입력 2013.10.14 08:00

탈세 혐의·담당 부서·수사 전개양상 비슷해
효성 임직원에 대한 대규모 소환·조사 이뤄질 듯

탈세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 사건의 전개양상이 앞서 탈세 및 횡령혐의로 수사를 받은 CJ그룹과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두 그룹이 받고 있는 혐의가 비슷하다. 검찰은 올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며 거액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CJ그룹이 조세회피처에 만든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주식거래를 해서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밝혀냈다. 탈세 수사는 회삿돈 횡령 및 배임 수사로 확대됐다.

효성그룹도 회삿돈 일부를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해외 법인 명의로 거액의 돈을 빌려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대여한 뒤 ‘회수불능’의 매출채권으로 처리하고서 이 은닉 자금을 국내 주식 거래에 썼다는 의혹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거액의 양도차익에 따른 세금을 내지 않아 외환관리법을 위반하고 탈세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일가가 1000억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관리하며 양도세를 탈루한 혐의도 CJ 이 회장이 썼던 수법과 비슷하다.

단 효성그룹은 회계 장부를 조작해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탈세했다는 혐의와 계열 금융사인 효성캐피탈을 '사금고(私金庫)'처럼 이용해 온 의혹도 추가로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 대출의 적정성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 일가가 회사 임원들 명의로 수십억원의 차명대출을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임원들 명의로 대출된 자금이 조 회장 일가 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 모두 기업 내에 재산관리인을 두고 비리를 저질렀다는 공통점도 있다.

앞서 CJ 수사 때도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관리를 총괄한 ‘금고지기’ 신동기 CJ글로벌 홀딩스 부사장이 이 회장의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효성 세무조사 과정에서도 조 회장의 개인 재산 관리인인 고모 상무의 범행 가담 혐의가 드러나 함께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공통점은 두 사건 모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혐의내용이 흡사하고 같은 부서가 수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효성그룹 탈세수사가 CJ그룹에 대한 수사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CJ사건 수사당시 검찰은 CJ그룹 본사및 이재현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국세청, 증권거래소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사실을 확인한 후 비자금 관리 책임자인 신동기 부사장을 긴급체포했다. 이후 검찰은 신 부사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CJ그룹 임직원들을 소환·조사한 후 최종적으로 이재현 회장을 소환·조사하고 탈세및 횡령혐의로 구속했다.

효성그룹 수사 역시 11일 효성그룹 본사와 효성캐피탈, 조 회장 일가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만큼 앞으로 비자금 관리 책임자인 고 상무를 비롯해 효성그룹 임직원들에 대한 광범위한 소환·조사를 통해 조 회장 일가의 혐의를 확인해 가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J그룹과 달리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외에도 조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 효선사장, 조현문 변호사,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고루 혐의를 받고 있어 검찰의 ‘칼날’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겨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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