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라면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1963년 국내에 라면이 처음 소개된 지 50년 만이자, 1998년 1조원 돌파 이래 15년 만이다.
27일 농심에 따르면, 2013년 전체 라면 시장 매출은 전년(1조 9800억원) 대비 1.5% 성장한 약 2조 100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디슈머 열풍과 더불어 각사의 전략 상품이 시장을 창조하고 확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로 다른 제품을 섞어 먹는 모디슈머 열풍에 따라 '국물 없는 라면'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 사의 제품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연초부터 불었던 '짜파구리 열풍'은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사상 최대 실적을 불러오기도 했다. '짜파게티'는 지난해 누적 매출 순위에서 '안성탕면'을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올랐으며, '너구리'도 연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각 사의 전략 제품도 2조원 돌파에 한몫 톡톡히 했다. 오뚜기는 전략제품인 '참깨라면'의 인기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라면업계 2위 자리를 확실하게 꿰찼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10월부터 상승세를 타며 연간 판매순위 19위에 첫 진입 했으며 팔도의 '팔도 비빔면'도 8위에 오르며 지난해보다 5계단 뛰었다.
소비자 기호를 넓힌 프리미엄 라면의 활약도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농심 '신라면 블랙'은 재출시된 후 15위에 랭크될 만큼 인기를 끌었으며 풀무원 '꽃게짬뽕'도 시장 안착에 성공하며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2013년은 하얀 국물 라면이 빠진 자리를 각 사의 전략 제품과 모디슈머 소비 트렌드가 메꿨다"며 "세계 라면 소비가 2012년 최초로 연간 1000억개를 넘어섰고 대한민국도 2조원대 시장에 진입하는 등 국내외 라면 시장은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소비 트렌드를 잘 반영한 제품이 전체 파이를 키울 것"이라며 "기름에 튀기지 않은 저칼로리 건면 제품이나 다양한 맛의 신개념 용기면들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때, 국내 라면 시장은 또 한번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