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영업재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45일 간의 영업정지가 풀리는 오는 27일부터 영업이 재개된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오는 5월 중순까지 영업정지에 묶여있기 때문에, 두 경쟁사에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아올 절호의 기회다. 20여일 간 단독 영업에서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황창규 KT 회장의 첫 성적표가 매겨질 전망이다. 황 회장이 가입자를 뺏고 빼앗는 이동통신 정글에서 KT CEO로서의 첫 실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지난 1월말 취임한 황 회장은 그동안 조직개편과 자회사의 사기대출 사건 및 1200만건 개인정보 유출 등 안팎의 잇따른 악재로 가장 중요한 가입자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더구나 보조금 과열 경쟁에 따른 제재로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45일 간 영업정지를 당해 손발도 묶여 있었다.
그러다보니 KT는 올해들어 10만명이 넘는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겼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KT의 1분기 번호이동 이탈자 수(MVNO 제외)는 1월 1만4380명, 2월 3만4675명, 3월 8만9837명 등 총 13만8892명이다. 특히 LG유플러스가 1차 영업정지를 마치고 단독으로 영업을 재개한 이달 5일부터 17일까지 12일 간 3만7961명을 LG유플러스에 빼앗겼다. 이에 따라 KT(20.8%)는 휴대전화 번호이동자 점유율에서 3위 LG유플러스(18.2%)에 2.6% 차이로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따라서 KT는 단독 영업할 수 있는 27일부터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45일 영업정지 마지막 날인 오는 5월 18일과 19일 전까지 그동안 빼앗긴 고객들을 되찾아와야 한다. KT로서는 매우 중요한 기간이 아닐 수 없다.
KT는 양 경쟁사에 반격할 수 있는 이 기간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명예퇴직 절차를 앞당겼다. KT는 지난 8일 노사와 합의해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을 단행, 오는 24일까지 접수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계획을 바꾸어 접수를 21일 조기 종료하고 인사위원회 심의도 25일에서 23일로 앞당겼다. 이처럼 명퇴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은 27일 영업재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KT는 또 가입자 확보를 위한 여러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단독 영업 재개시 내놓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는 다른 매력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묶어 저렴하게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KT 관계자는 “27일 단독 영업 재개를 맞아 큰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요금제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경쟁사가 따라할 서비스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황 회장이 취임한 이후 가입자 확보에 본격 나서는 것이어서 전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단독 영업 기간에 KT가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이통사 CEO로서의 황 회장 능력을 1차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과연 몇 점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