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가 선정하는 4월 조아제약 월간 MVP(상금 100만원)에 뽑혔다고 하자 NC 이재학(24)은 두 차례 반문했다. "그렇다"는 답변에도 "투수와 타자 모두 합쳐서요? 저 보다 잘한 사람들도 많지 않아요?"라며 믿지 못하는 듯했다. 그는 "너무 겸손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에 "좋아서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2014년의 이재학은 신인왕을 수상한 2013년의 그보다 더 강해졌다. '풀타임 2년차 징크스' 우려를 쏙 들어가게 했다. 이재학은 4월 한 달간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했다. '타자들이 알고도 속는다'는 주무기 서클 체인지업을 앞세워 이 기간 투구 이닝(42⅓)은 단연 1위에 올랐다. 5차례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재학은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최정상급 투수로 성장 중이다.
-수상 소감은.
"정말 기분이 좋다. 월간 MVP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5월의 출발이 좋은 느낌이다."
-4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초반에 못하면 분명히 '2년차 징크스' 얘기를 들을 것 같았다. 처음부터 그런 말조차 안 나오게 하고 싶어 더 많이 준비하고 집중했다. 괜히 초반에 안 좋으면 그런 얘기가 나와 나도 모르게 말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스타트가 좋다 보니 자신감이 빨리 생기는 것 같다 "
-올 시즌 특히 이닝 소화 능력이 돋보인다.
"선발 투수는 이닝을 많이 끌어줘야 승리 투수가 될 확률이 높다. 또 선발이 오래 던진다는 뜻은 팀이 이기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불펜진의 과부하도 시즌 초반에는 몰라도 중반 이후에 찾아온다. 개인적으로나 팀을 위해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투 피치 투수'라는 평가도 있는데.(이재학은 올 시즌 체인지업 비율이 47.1%(335개), 직구는 40.2%(286개)다.)
"슬라이더도 던지고 투심도 던지는데, 너무 투 피치로 몰아간다.(웃음) 다른 공도 있다. 분명 체인지업의 비율이 높긴 하지만 투수로서 좋은 구종이 통한다면 많이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투 피치'는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이재학' 하면 서클 체인지업이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다.
"아~, 더 정교하게 해야된다. (체인지업이) 높을 때는 많이 맞더라. 체인지업은 높게 제구되면 위험한 공이어서 항상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은 체인지업을 무조건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게 아니라 볼로 유인하는 등 요령이 생긴 것 같다."
-두산 유희관과 라이벌 구도다. 신경을 쓰는가.
"지난해 신인왕 대결을 할 때부터 상당히 좋은 것 같다. 그런 상대가 있다는 점에 스스로 방심을 하지 않게 된다. 승부욕도 생기고 나태해지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