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황창규 KT 회장…삼성 첫 ‘광대역 LTE-A폰’ SKT에 뺏겨



황창규 KT 회장이 SK텔레콤과의 '광대역 LTE-A' 선점 경쟁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SK텔레콤이 KT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첫 광대역 LTE-A 전용폰을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주면서 삼성전자 출신인 황 회장으로서는 머쓱하게 됐다.

광대역 LTE-A는 LTE-A망과 광대역망 두 주파수 대역을 묶어 기존 LTE(75Mbps)보다 3배 빠른 최대 225Mbps의 속도를 내는 서비스다. 800MB짜리 동영상을 LTE는 1분25초가 걸리는 반면 광대역 LTE-A는 28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이통사들은 통신 시장을 변화시킬 차세대 서비스인 광대역 LTE-A 상용화를 위한 망 구축에 나서 SK텔레콤과 KT는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이들은 광대역 LTE-A를 지원하는 단말기만 나오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단말기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세계 최초로 광대역 LTE-A 전용폰을 내는 삼성전자에게 먼저 단말기를 받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였다.

두 통신사의 경쟁의 승자는 SK텔레콤이 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오는 19일 신규 서비스 간담회를 연다며 초청장을 16일 미디어에 보냈다. 업계에서는 광대역 LTE-A 상용화를 발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이날 세계 최초 광대역 LTE-A 전용폰인 '갤럭시S5 광대역 LTE-A'도 출시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달 초 전파인증을 받은 전용폰에 SK텔레콤 공급폰을 가리키는 'S'자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SK텔레콤보다 한 발 늦은 다음 주 중에 '갤럭시S5 광대역 LTE-A'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KT는 미래부와의 주파수 할당조건에 따라 광대역 LTE-A 전국 상용화는 7월부터 가능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등은 제약없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로부터 단말기만 먼저 받았다면 '세계 최초 광대역 LTE-A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KT가 SKT와의 광대역 LTE-A 선점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 출신인 황창규 회장이 CEO로 오면서 단말기 수급 협상력이 예전과 달리 높아졌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 출신인 ‘황창규 회장 효과’는 없었다.

KT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경쟁사가 우리보다 좀더 적극적으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며 “황 회장이 삼성 출신이라도 삼성전자와 경쟁사의 관계가 있는데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친 건 아쉽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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