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최근 '광대역 LTE-A'를 상용화한 데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이번 주에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광대역 LTE-A가 기존 기존 LTE(75Mbps)보다 3배(225Mbps) 빠르다며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상용화한 SK텔레콤은 은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기가 높은 김연아를 모델로 발탁하고 광대역 LTE-A TV CF로 지상파 TV의 광고 시간을 도배하다시피하고 있다. 또 "지구에서 제일 빠른 폰"이라며 90만원이 넘는 삼성전자의 광대역 LTE-A 전용폰인 '갤럭시S5 LTE-A'폰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3배 빠른 225Mbps(1GB 영화 한 편 37초면 다운로드 가능)는 이론상 가능한 속도라는 점이다. 실제에서는 이용자가 몰리는 등 여러 요인 등으로 225Mbps가 나오기 어렵다.
SK텔레콤이 19일 광대역 LTE-A 상용화를 발표하면서 부산과 광주의 광대역 LTE-A 다운로드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여줬는데 205~210Mbps가 나왔다. 서비스를 막 상용한 시점이라서 이용자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25Mbps는 나오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실험실을 포함해 225Mbps가 나온 곳이 있는지 기자가 물었지만 답을 주지 못했다.
광대역 LTE-A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됐을 때 소비자가 체감할 속도는 이론상의 최대 속도와 더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이종봉 SK텔레콤 네트워크 부문장은 “광대역 LTE-A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70~80Mbps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이론상 속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기존 LTE의 최대 속도(75Mbps)와 비슷하다. 또 광대역 LTE 및 LTE-A의 평균 50~60Mbps와도 큰 차이가 없다.
이통사들은 실제로는 나오지도 않는 3배 빠른 속도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특히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고가의 전용폰을 새로 구입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올 연말에 또 벌어질 전망이다. 이통사들은 기존 LTE보다 4배 빠른 3밴드 서비스를 올 연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다시 이론상 최대 속도를 내세워 전용폰을 사라고 소비자를 꼬드길 가능성이 높다.
직장인 김모(36)씨는 "이통사들만의 속도 경쟁에 소비자가 봉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이동통신이라는 것이 여러 사람이 쓰기 때문에 이론상 속도가 절대 안나온다"며 "소비자가 잘 알아보고 광대역 LTE-A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사진설명> 김연아가 출연한 SK텔레콤의 ‘광대역 LTE-A’ TV CF. IS포토 사진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