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할 것”
미 원천기술 보유업체 324억에 인수
재계에서 ‘인수합병의 귀재’로 꼽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59)이 연료전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두산은 21일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클리어엣지파워(ClearEdge Power)의 자산과 영업부채를 3240만 달러에 인수해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Doosan Fuel Cell America)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시장 선도업체인 퓨얼셀파워 합병 추진을 결정한 데 이은 것으로, 이로써 ㈜두산은 건물용과 규제대응용 원천기술을 포함해 주택용까지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는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규제용 연료전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한국에 본격 진출할 수 있게 됐고, 퓨얼셀파워는 미국 주택용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게 됐다.
규제용 연료전지 시장이란 정부가 발전 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 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 시행에 따라 생성된 시장을 말한다. 한국은 2012년 2%로 시작해 2024년 10%까지 높이도록 되어있다.
㈜두산이 주력할 연료전지 시장은 건물용, 규제용, 주택용 시장이며 지난해 세계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으로로 추산된다. 시장 전문 기관들은 이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18년 5조원, 2023년 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인수 합병하는 두 회사의 기술력에 두산의 비즈니스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연구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연료전지 사업을 향후 ㈜두산의 주력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두산은 2018년까지 연료전지 분야에서 1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박 회장의 기대대로 연료전지 사업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박 회장은 지난 2007년 미국의 건설중장비 업체인 밥캣을 인수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