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21년전 한국 수녀회에 보낸 편지...감동 그 자체
일간스포츠

입력 2014.07.30 17:07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교 시절에 한국과 맺은 인연이 화제다.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199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 시절, 한국 수녀회인 '성가소비녀회'에 직접 써서 보낸 편지를 30일 공개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중남미한국문화원이 8월 교황 방한을 기념해 '사진으로 보는 교황과 아르헨티나의 한인들'을 주제로 이달 18일부터 8월 10일까지 열고 있는 사진전에 전시된 편지라고 뉴스1이 보도했다.

1993년 4월 1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테오도로 알라베스 시립병원.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였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현 프란치스코 교황의 본명) 주교는 한국인 수녀 세 명의 손을 잡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성가소비녀회(당시 '서울 성가소비녀회')는 베르골료 주교의 초청으로 수녀 3명을 테오도로 알바레스 시립병원에 파견했다.

베르골료 주교는 환자들을 영적으로 보살펴 줄 수녀들이 절실했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어디에서도 지원자를 찾을 수 없어 고심하다 한국의 수녀들을 초청했다.

베르골료 주교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수녀들의 전교 활동에 감사하는 뜻으로 같은 해 5월 29일 성가소비녀회 창립 50주년 축하 편지를 써서 보냈다.

중남미한국문화원 교황 방한 기념 사진전에 전시된 편지는 한글 번역문으로, 수녀회 소식지인 '소비녀' 1993년 가을호 지면을 촬영한 것이다.

베르골료 주교는 편지에서 "작은 표징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주님께서 응답해 주셨다"고 소박한 고백을 했다. 한국 수녀들의 도착을 기다리던 베르골료 주교는 기도에서 주님께서 응답해 주셨다는 표징으로 '흰 장미 한 송이'만 보내달라고 청했고, 수녀들의 환영식이 있던 성당 제대 구석 꽃병에는 흰 장미꽃 한 송이가 꽂혀 있었다.

베르골료 주교는 '흰 장미 한 송이'란 제목의 편지에서 "기존에 있던 수녀회가 철수한 뒤 이곳 수도회 대표들에게 수녀를 보내달라고 20여 통의 편지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는데, 한국에서 수녀님들이 와주셨다. 우리 아르헨티나인들은 수녀님들 안에서 성모님을 느끼며 거룩한 어머니이신 교회를 본다"고 감사를 표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에 파견됐던 3명의 수녀 중 한 사람인 최정희 수녀(세례명 베노아)는 "교황님은 온화하며 겸손한 분이셨다. 수도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무엇이든지 도와주시겠다는 말씀과 오랜 시간 많은 일을 하면서 지치고 슬픈 모습으로 살지 말고 하루에 서너 시간만 일하더라도 웃으면서 기쁘게 살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하느님이 왜 나를 이곳으로 보내셨는지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새로운 수도생활의 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베르골료 주교가 스페인어로 작성한 편지의 원본은 현재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다. 한글 번역본과 한국 수녀들을 초청하기 위해 보낸 공식 서한만 남아 있다.

베르골료 주교는 교황으로 선출된 뒤인 2013년 성탄절에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인 수녀들에게 카드를 보내 변함없는 감사를 표했다.

성가소비녀회 수녀들의 아르헨티나 진출은 당시 테오도로 알바레스 시립병원의 원목신부였던 한인교포 문한림 유베날 주교(59)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올해 2월 아르헨티나 산마르틴 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문한림 주교는 교황 방한에 맞춰 8월 중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2년 전 교구장과 교구 사제 관계였던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 주교가 한국에서 재회하게 되는 것이다.

성가소비녀회는 1943년 12월 25일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성재덕 베드로 신부가 설립한 국내 토종 수도회로서 가난한 사람, 병자, 장애인, 무의탁자들을 돌보고 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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