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살해' 의족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어떻게 무죄판결 받았나
일간스포츠

입력 2014.10.22 10:55

'의족 스프린터'로 유명한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국가대표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11일(현지시간) 여자친구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북가우텡 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장인 토코질레 마시파 판사는 "피스토리우스는 살해당한 여자친구가 침대에 누워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행동이 문 뒤에 있는 사람을 살해할 것이라고 명백하게 예측할 수 없었다"며 그의 여자친구인 유명 모델 리바 스틴캄프(29) 살인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마시파 판사는 "피스토리우스가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얼버무린 점은 있지만 그것이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런 정황들은 '합리적인 의심(reasonable doubt)'을 넘어서서 피스토리우스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음을 나타내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대해서는 "살해의 고의성은 물론 필요성에 대해서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아직 과실치사에 대해서는 유죄를 판결받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마시파 판사는 "피고가 지나치게 성급히 행동했고 또 과도한 폭력을 사용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며 "피고의 행동은 부주의했고 이성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실치사에 대한 판결을 오는 다음 날인 12일로 연기했다.

남아공 형법에 따르면 과실치사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앞서 눈물로 최종 변론을 했던 피스토리우스는 살인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울음을 터뜨렸다. 방청석에서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아버지 헨케 피스토리우스는 주먹을 불끈 쥐었으며 어머니 쉴라도 기쁨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여동생 에이미는 피고석으로 뛰어나가 오빠를 끌어안았고 교통사고로 입원 중이던 형 칼도 법정에 모습을 나타내 우애를 자랑했다.

반면 유죄를 기대했던 다수의 방청객들은 놀란 표정으로 탄식했다. 딸을 살해한 피스토리우스의 판결을 보기 위해 일찍 법정을 찾은 스틴캄프의 어머니 준 스틴캄프는 무죄가 선고되자 침묵한 채 법정을 떠났다.

피스토리우스는 발렌타인데이인 지난해 2월 14일 남아공 프리토리아 동부 실버우드컨트리 자택에서 스틴캄프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스틴캄프를 집에 침입한 강도로 착각해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바람에 총을 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아울러 불안장애를 호소하며 정신과 감정을 의뢰했지만 면책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살인 혐의를 받기에 앞서 레스토랑에서 총기를 가지고 있다가 오발하는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 평소 폭력성이 있는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다.

1986년 생인 피스토리우스는 양다리의 종아리뼈가 없는 상태로 태어나서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장애를 겪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탄소섬유로 된 'ㄴ'자 모양의 보철을 다리에 달고 운동을 시작, 일반인 못지 않은 단거리 육상 실력을 선보이며 인간승리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육상 남자 100m T44(절단 및 기타장애)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2012년 런던 장애인 올림픽 등에서 메달을 따며 '블레이드 러너'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2012년에는 장애인올림픽 뿐 아니라 남아공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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