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퇴사 조종사 "비행 훈련비 돌려달라" 소송
일간스포츠

입력 2015.08.20 14:51

'땅콩 회항'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퇴사한 조종사들의 '노예계약' 소송으로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20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퇴사한 조종사 김모씨 등 3명은 지난 4월 사측을 상대로 교육비 명목의 1억9000여 만원의 부당이익금 반환청구 소송을 서울 남부지법에 냈다. 이 돈은 이들 조종사가 부담한 비행교육비 가운데 일부다.

대한항공은 과거 신입 조종사를 채용할 때 입사 2년전에 비행교육훈련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초·중등 훈련비용 1억원과 고등교육 훈련비용 1억7000여만원을 본인이 부담하게 했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초중등 훈련비용은 조종사가 지불하고, 제주도에서 이뤄지는 고등교육 훈련비는 대한항공이 대여하는 방식이다. 단 10년 근속시 대여금 상환의무를 면제해줬다.

김씨 등은 2004~2005년 대한항공과 비행교육훈련 계약을 체결, 각각 2년간 교육을 받은 후 입사해 6년여간 근무하다 2013년, 2014년에 퇴사했다.

김씨 등은 대한항공이 퇴사를 이유로 고등 교육훈련비 8500만~9300만원을 청구하자 소송을 냈다.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것이다.

김씨 등은 "대한항공이 충분히 교육에 제공할 여력이 있음에도 교육비를 임의로 정해 근로자에게 부담하도록 했다"면서 "10년간 근속하지 않으면 교육비를 일시에 토해 내도록 하는 것은 노예계약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교육비와 면제금액이 객관적인 기준없이 임의로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교육과정 중 시뮬레이터(FFS) 사용료를 국내 다른 항공사보다 비싸게 받았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교육훈련 계약은 면허가 없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교육받아 조종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줬던 것"이라며 "교육 금액이 크고 효과(비행관련 자격 취득,취업기회, 승진 등)도 본인 귀속 부분이 커 다른 항공사에서도 개인 부담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펀 이번 소송에 동참하겠다는 대한항공 퇴직 조종사들이 많아 소송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당초 3명의 조종사가 참여했으나 대한항공 퇴직 조종사가 합류하면서 원고는 현재 7명으로 늘어났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도 다음주 원고 측 변호사를 만나 지원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퇴직자를 중심으로 소송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훈련비 산정 기준을 객관적으로 수립하고 면제 방식도 차등이 아닌 균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전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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