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글로벌 사업 물음표
일간스포츠

입력 2015.09.02 07:00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한 KEB하나은행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초대 행장은 말단 은행원 출신인 함영주 전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이 맡았다. 영업력과 친화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험이 전무해 자산 337조원의 메가뱅크를 잘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1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공식적인 합병 출범식을 가졌다. 이로써 자산 337조원으로 국내(국민은행 312조원, 우리은행 306조원, 신한은행 290조원)에서 가장 큰 메가뱅크가 항해를 시작했다.




KEB하나은행의 첫 수장을 맡은 함영주 행장은 취임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함 행장은 지난달 내정 당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말단 은행원에서 시작해 메가뱅크의 행장까지 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함 행장이 발탁된 것은 영업현장을 발로 뛰는 등 강한 영업력과 하나·외환 양행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야 하는 상황에서 부하 직원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생일까지 기억할 만큼 직원들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난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EB하나은행이 출범과 함께 직면한 수익성 제고라는 가장 큰 과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미래 먹을거리 1순위로 글로벌 사업을 꼽고 있는데 함 행장은 해외 경험이 없는 국내파이기 때문이다.
함 행장은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수지지점 지점장을 거쳐 하나은행으로 통합 후 분당으로 갔다가 2013년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이와 달리 현재 은행장들은 해외 관련 이력을 갖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2007년 1월 신한은행 뉴욕지점장을 거쳐 2009년 2월 글로벌사업그룹 전무를 담당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2003년 2월 우리은행 홍콩지점 지점장을 지냈다. KEB하나은행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병호 하나은행장도 지난해 글로벌사업그룹 총괄 부행장을 맡았다.
KEB하나은행 내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은행장 자리에는 해외 관련 사업 이력이 있는 사람이 맡아왔지만 함 행장은 그렇지 못해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함 행장이 김정태 회장과의 서울은행 출신 인연으로 초대 행장을 맡았다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2002년 하나은행에 흡수 통합된 서울은행 출신이다.

내부 관계자는 "원래 김정태 회장이 통합은행장 자리를 겸임하려 했으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양행 간의 직원 반발 등을 고려해서 중간자를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나은행은 '파벌'이 중요한데 함 행장은 김 회장과 같은 라인인 서울은행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적임자로 꼽혔을 것"이라고 했다.

함 행장은 임기가 오는 2017년 3월까지로 2년이 채 되지 않아 자기 사업을 주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 회장은 올해 2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가 2018년 2월로 늘어나 함 행장의 임기가 끝나면 김 회장이 다시 행장을 뽑게 된다.

내부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자신의 3연임 기반을 위해 확실한 우군인 함 행장을 앉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 행장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영업력 강화로 최고 1류 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두 조직이 합쳐질 수 있는 시기는 통합 후 3개월이라고 생각한다"며 "방법은 감성통합이다. 이를 위한 변화추진본부를 꾸려 통합 초기에 일체감을 갖고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는 매뉴얼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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