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사업가가 3년 만에 5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신발 브랜드 스베누가 수백억원대 유통 사기 혐의로 논란의 선상에 올랐다.
최근 스베누 황효진(28) 대표가 가맹점주와 공장주 등 납품업체로부터 사기·횡령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황 대표는 2012년 '신발팜'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해 2014년 '스베누'로 이름을 바뀌고 온·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사업 초기에는 신발을 주력으로 팔았는데 최근에는 의류도 다루면서 연 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전국 가맹점이 100여 개나 되고, AOA·아이유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워 마케팅 활동도 펼치고 있다.
또 황 대표는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TV에서 PC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방송하는 BJ(방송진행자)로 활동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e스포츠 대회와 프로게임단을 후원해 젊은층 사이에서 스베누의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였다.
하지만 최근 황 대표는 가맹점주와 공장주 등 납품업체로부터 사기·횡령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땡처리 업체에 싼 값으로 물건을 넘기고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가맹점주와 공장주와 에이전시 등이 스베누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의 비난이 쇄도했고 스베누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마비됐다. 스베누는 11일 공식 홈페이지에 '땡처리는 불법적인 루트로 유통판매되는 것'이라는 해명 글을 뜨웠지만 접속이 안돼 제대로 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날 찾은 서울 마포구의 스베누 본사는 대체로 조용했지만 직원 불안해했다. 사무실은 직원 몇 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한 직원은 "장사가 잘 안된다. 논란이 된 이후 전화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스베누 마케팅 담당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공장주에게 대금을 주지 않았다는 부문에 대해 회사와 공장주 사이에 있는 벤더가 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벤더 측에서 우리한테 받은 대금을 공장주에게 주지 않았다"며 "벤더 측에서 돈을 착복했다는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법무팀과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고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이야기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황 대표와의 연락 두절에 대해서는 "대표는 정상적으로 매일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만나고 싶다고 하자 "약속을 미리 잡고 온 게 아니고 다른 미팅으로 바빠서 만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오후 대표 사무실은 불이 꺼져 있었다.
스베누는 회사 재정상황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스베누만 놓고 보면 적자 상태지만 황 대표가 운영하는 쇼핑몰 '신발팜'의 매출을 합치면 흑자 상태"라고 주장했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스베누의 2014년 매출은 104억원이었으나 2억1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깊은 반성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만간 별도의 미디어 미팅을 갖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