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통공룡' 롯데…핵심 사업 휘청
일간스포츠

입력 2016.06.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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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롯데가 휘청이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 일가의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사업인 홈쇼핑과 면세점의 하반기 영업에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롯데마트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의 가해 기업으로 지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반기 1조원 날릴 '위기'

3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롯데홈쇼핑, 롯데면세점, 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 사업군들이 잇따라 '비상사태'에 놓였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오는 9월부터 6개월간 '일 6시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작년 사업권 재승인 과정에서 조작된 자료로 승인을 받았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 때문이다. 6개월 업무정지는 국내 방송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4시간 중 6시간이지만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간대가 오전 8~11시와 오후 8~11시로, 하루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황금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연간 거래 규모가 3조1000억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영업 정지로 인해 55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 아니다. 송출 수수료도 고스란히 날릴 공산이 크다. 지난해 롯데홈쇼핑이 종합유선사업자(SO)에게 준 수수료는 2000억원이었는데, 방송이 중단되더라도 귀책사유가 롯데홈쇼핑에 있기 때문에 이 돈을 돌려 받기 힘들다. 미래부의 이번 제재로 인해 롯데홈쇼핑은 75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매출 손실을 입게 된 셈이다.

롯데는 면세점 사업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소공동 본점만 연매출 2조원을 넘어 면세점 업계의 '큰형님'으로 불리는 롯데는 지난해 면세점 특허대전에서 월드타워점 특허를 빼앗겼다. 이에 따라 연매출 약 6000억원 수준의 알짜배기 면세점이었던 월드타워점은 오는 6월 26일부로 영업을 종료하게 된다. 정부가 최근 면세점 추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새 사업자는 올해 말에나 선정될 예정이어서 월드타워점이 신규 특허를 다시 취득하더라도 올 하반기 영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연매출 6000억원이 넘는 월드타워점의 폐업으로 롯데면세점은 올 하반기 3000억원 정도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롯데홈쇼핑과 롯데면세점의 매출 손실 규모를 합치면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에만 총 1조원 이상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정운호 게이트…곳곳 지뢰

롯데의 가시밭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마트가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6년부터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베껴 독성물질이 들어간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판매해 총 16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으로 관련 임직원이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거액의 피해 보상금도 내놓아야 할 처지다. 피해자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도 일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정부가 최근 면세점 사업자 수를 늘리기로 하면서 회생의 기회를 잡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최근 정운호 네이처 리퍼블릭 사장의 입점 로비 의혹에 연루되면서 면세점 특허 재취득에 적신호가 켜졌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정 대표의 브로커 한 모씨로부터 돈을 받고 면세점 입점에 혜택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정 대표가 건넨 돈이 롯데에 전달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한 씨가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개인 간 청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면세점 사업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지난해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 이후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특허를 잃었던 전례에 비춰 또다시 '괘씸죄'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돈다. 또 특허문제에 있어 롯데에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점도 롯데면세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통공룡' 롯데가 경영권 분쟁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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