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폭스바겐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한국법인 대표가 검찰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박 전 사장은 시험성적서 조작에 관여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 본사의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독일 본사와 접촉한 적이 없다”면서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을 피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 조사실로 올라갔다.
박 전 사장은 2005~2013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역임했다. 올 4월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에 취임했다.
검찰은 박 전 사장이 위법사항이 많던 시절 대표이사인 만큼 재임 기간 일어난 일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사장을 상대로 폭스바겐 차량의 배출가스 시험 성적서가 조작된 걸 알고도 해당 차량을 수입해 판매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또 각종 미인증 차량을 수입하고 시험 성적서를 조작하는 데 가담하거나 직접 지시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윤모 이사를 사문서변조·행사 등의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 이사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차량을 국내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배출가스·소음 시험성적서 40여 건, 연비시험성적서 90여 건을 조작한 뒤 제출해 인증서를 발급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날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사장 신분이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박 사장 뿐만 아니라 주요 의사결정 라인에 있는 폭스바겐 전현직 임원들을 모두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