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카타르전)이 열린 6일 오후 8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레벤브로이호프를 찾은 시민들의 눈은 매장 중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고정돼 있었다.
연인 또는 직장 동료와 이 곳을 찾은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맥주를 마시며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월드컵 본선이 아닌 예선전임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인파들이 단합해 마치 결승전을 방불케 한 응원전을 펼쳤다.
중구 주민인 김기룡(59), 최순주(55) 씨 부부는 의자에 나란히 앉아 다정하게 응원을 펼쳤다. 이들은 "평소에도 둘이서 맥주 한 잔을 하러 오는데 오늘은 단체 응원을 한다는 것을 알고 일찌감치 화면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면서 "젊은 사람들과 함께 경기를 보니 마음까지 젊어지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대학생 신우철(21), 조동호(21·이상 서울 송파구) 씨는 "2002년 이후 단체 응원을 하는 것은 10년 만"이라며 "평소에는 집에서 TV로 축구 중계를 보는 것을 선호하지만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대한민국 축구팀을 응원하고 싶어 이 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전반 초반 기성용이 한국 팀의 선제골을 성공시키자 '대승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는 점점 더 타올랐다. 석현준과 손흥민이 연거푸 슈팅을 날리자 "석현준! 손흥민!"이라는 외침이 호프집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전반 10분과 45분 카타르가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자 잠시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다.
교회 친구와 함께 호프집 응원을 나온 최은경(35) 씨는 "경기력 자체에서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며 "두 골을 먼저 내줬지만 3대 2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반전 들어서도 활발히 경기장을 누비는 대표팀을 향한 응원은 계속됐다.
부천 역곡에서 온 김영빈(31) 씨는 "전체적으로 카타르가 심리를 자극하는 행동을 많이해 한국 선수들이 흥분한 것 같다"며 "후반전에 침착하게 경기에 임한다면 3대 2 역전승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후반 10분 지동원이 동점골과 12분 손흥민이 역전골이 나오자, 침체됐던 분위기는 다시 달아올랐다.
신림에서 온 직장인 전형우(35)씨는 "후반들어 대표팀의 공격력이 급격히 올라온 것 같다"며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월드컵 최종 예선 통과도 가능할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 축구 응원을 주도한 레벤브로이호프 남해욱(44) 점주는 "월드컵 예선전이 열리면 날이면 항상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단체 응원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번 중국전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 왔고 다음 이란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레벤브로이호프외에 치킨과 피자 전문점인 종로 ‘다사랑치킨’과 여의도에 위치한 ‘깐부치킨’과 골뱅이 맛집 ‘태성골뱅이’ 등에서도 응원전이 펼쳐졌다.
한국 대표팀이 속한 A조는 이란을 비롯해 중국,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시리아가 포함돼 있다. 이중 조1, 2위 안에 들면 본선에 직행한다. 최종예선 4차전인 이란전은 오는 11일 오후 11시45분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아자디 경기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