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팔지 말라"…대리점에 갑질한 CJ제일제당 적발
일간스포츠

입력 2016.11.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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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식품대리점들에게 갑질 행위를 하다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리점의 영업구역을 제한하고 제품을 저가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한 CJ제일제당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대리점 등 유통업체가 지켜야 할 영업기준과 이를 위반했을 때 제재 사항을 담은 '정도영업기준'을 제정하고 운영했다.

영업정도기준에 따르면 해당 대리점이 영업 지역 밖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했으며 기준 소매가격 이하에 판매를 하는 것을 막았다. 또 대리점들이 이 기준에 어긋나게 영업을 하는지 감시하기 위해 판매 제품에 비표를 부착하고 감시·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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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초 고추장과 하얀설탕 제품에 비표가 붙여진 모습. 공정위 제공


CJ제일제당은 지역을 이탈한 물량이 발견되면 비표를 조회해 유출 대리점을 색출하고 적발된 대리점에 대해 보상 강제·매출실적 강제 이관·출고가격 인상 등 불이익을 가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9월 서울 노원·강북·성북구 지역 A대리점이 도매상을 통해 인천 지역 B대리점에 물량을 유입하자 CJ제일제당은 A대리점에 해당 월 제품 공급가격을 0.7% 인상했다.

또 향후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대리점을 위협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4년 3월 경쟁사인 대상 베스트코에 대한 출고가격 하한선을 지정하고 해당 가격 이하로 제품을 공급하면 불이익을 준다고 경고했다.

CJ제일제당은 당시 대리점들에 태양초 고추장·알찬·된장·쌈장 등의 가격 하한선을 지정한 메일을 보내고 '해당 가격 이하로 대상 베스트코에 물건을 공급하면 반드시 불이익을 준다'고 위협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대리점에도 이같은 갑질은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 대리점에 기준 소비자가격을 지정하고 해당 가격 이하로 물건을 판매한 대리점에는 출고중단이나 가격인상 제재 시사·각서 징구 등 불이익을 줬다.

지난 2009년 1월 CJ제일제당은 오픈마켓 11번가 판매를 담당하는 한 대리점이 '한뿌리' 제품을 판매가격 가이드에 비해 낮게 판매하자 판매가 준수 이행각서를 적도록 했고 나중에는 출고 중단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이 같은 제재 행위가 담합을 한 것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했다고 봤다. 대리점으로부터 물건을 공급받는 중소마트가 대리점 간 가격 비교로 물건을 공급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5396억원으로 식품업계 1위 사업자다. 설탕 점유율은 80%에 육박하며 '햇반'으로 대표되는 즉석밥 점유율도 65%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식품업계 1위 사업자의 경쟁제한행위를 시정한 것으로 식품업계의 지역할당 관행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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