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이재현, 발 묶인 최태원·신동빈… 출금에 명암 갈린 대기업들
일간스포츠

입력 2017.03.20 07:00


검찰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대기업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오너들이 바빠졌다. 

최태원 SK 회장은 또다시 검찰에 불려 가 조사를 받았고, 신동빈 롯데 회장도 조만간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출국 금지로 인해 국내에 발이 묶여 피할 방법이 없다. 반면 이재현 CJ 회장은 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해 한동안 검찰의 칼날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너의 출국 금지로 SK와 롯데는 울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CJ는 그나마 최악은 면했다.
 
출금에 발 묶인 최태원·신동빈… 검찰 '단골손님'

 

최태원 회장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13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19일 새벽 귀가했다. 최 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대가로 사면, 면세점 사업 선정 등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받았다.

최 회장의 검찰청 출두는 지난해 11월 1기 특수본 수사 때에 이어 4개월 만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종료로 안도했지만,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또다시 검찰에 불려 갔다.

최 회장과 SK로서는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피할 방법도 없다. 지난해 12월 출국이 금지되면서 국내에 발이 묶여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부 대기업 오너들은 문제가 불거지면 해외에 나가서 '소나기'를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SK는 최 회장의 출국 금지로 글로벌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이달 초 반도체 사업 지분 매수와 관련해 도시바 최고위층을 만나기로 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도시바에서는 최근 반도체 사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25조원가량으로 한 업체가 단일로 인수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공동 파트너를 모색해야 하지만 오너의 발이 묶인 SK에는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는 셈이다.

현재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웨스턴디지털·폭스콘·마이크론·킹스톤 등 10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거의 매년 참석해 오던 다보스포럼에도 올해는 출석 도장을 찍지 못했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 총회의 통칭으로, 전 세계 유명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자리다.

SK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작년 검찰 조사에서 다 얘기했다"며 "기업 최고 경영진을 자꾸 부르고 해외에 나가지도 못하게 하면 피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무혐의가 된다면 그 피해는 어떻게 하느냐"며 답답해했다.

 

롯데도 신동빈 회장의 출국 금지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의 영업 환경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 99개 중 절반 이상인 55개 지점이 문을 닫았고 중국 내 롯데백화점 매출도 약 15%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묘안을 내놓아야 할 신 회장은 출국 금지 상태로 국내에 발이 묶여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롯데그룹 비리 수사로 검찰로부터 출국 금지 조치를 받아 약 9개월 동안 해외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은 또 지난해 10월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여기에 신 회장의 특수본 소환 조사 가능성도 높다.

이날 특수본은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수본은 롯데가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에 대한 대가로 신규면세점 재입찰에서 정부에 특혜를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수본은 필요하다면 신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럴 경우 신 회장이 국내에 있는 한 피하기 힘들다.
 
이재현 CJ 회장 나 홀로 해외

 

CJ는 SK와 롯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CJ는 SK와 마찬가지로 오너의 사면을 정부에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재현 CJ 회장이 이달 초 유전병 치료를 목적으로 미국에 나가 있는 상태라서 오너가 검찰청에 출두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신경 근육계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CMT)'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출국은 '신의 한 수'에 가깝다.

현재 CJ는 사면 청탁 의혹 외에도 '이건희 성매매 의혹 동영상' 촬영 사건에도 엮여 있다. 이 회장은 동영상 촬영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는 CJ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모씨가 구속된 지난달 25일 직후 주말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CJ 측은 "그룹과 관계없는 개인적인 범죄"로 선을 긋고 있지만 그룹 차원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계속 나오고 있다. 자칫 이 사건으로 이 회장이 검찰에 불려 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국내에 없기 때문에 이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치료를 마치고 올여름께 귀국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복잡한 국내 상황으로 기약하기 힘들다.

CJ 관계자는 "건강을 되찾는 것이 먼저인 만큼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치료 이후에 이루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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