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신격호가 지시한 일"…롯데 일가 재판서 '네 탓' 공방
일간스포츠

입력 2017.03.20 17:50



롯데그룹의 오너 일가가 국내외의 위기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법정에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롯데 오너 일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횡령·탈세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현재 구속된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 등 총수 일가 5명이 첫 재판에 모두 출석했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서씨는 508억원의 '공짜 급여'를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 회장은 롯데시네마 내 매점 운영권을 서씨 일가에 몰아줘 회사에 774억원의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858억원의 탈세, 508억원의 횡령, 872억원의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297억원대의 증여세를 내지 않은 혐의가 있다. 

이들은 법정에서 혐의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신 총괄회장이 지시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롯데시네마 내 매점 운영권을 서씨에게 제공하고 신 전 부회장 등 롯데 일가에 '공짜 급여' 508억원을 제공한 혐의에 대해 신 총괄회장이 지시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의 변호인은 "자식된 도리가 있지만 법정에서는 사실대로 말해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신 총괄회장이 영화관 매점 문제와 관련해 수도권 매점은 서유미씨에게, 지방 매점은 신영자 이사장에게 나눠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공짜 급여' 제공 혐의에 대해서도 신 총괄회장이 결정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비롯해 가족들의 급여를 직접 결정했다"며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가 가족들의 급여안을 만들어오면 신 총괄회장이 지급할 금액은 손수 펜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 측도 "영화관 매점 문제는 시작부터 종료까지 신 총괄회장의 의사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 측도 "일본 롯데 회장으로서 한국과 일본 그룹의 경영 전반에 관여한 만큼 보수 지급은 당연하다"며 '공짜 급여' 혐의를 부인했다.

서씨 측도 "영화관 매점 임대 문제에 관여한 바가 없고 어떤 불법적인 수익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며 "배임의 고의 자체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했지만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30분 만에 퇴정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내가 여기에 왜 있느냐" "기소를 한 책임자가 누구냐"며 호통쳤다. 이후 퇴정조치를 당하자 일본어로 "롯데는 내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날 기소하냐"고 수차례 말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본 신 회장은 급기야 울음을 터트렸다. 신 이사장과 서씨도 신 총괄회장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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