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시장을 잡아라"… 대기업 각축장 된 '중고차 시장'
일간스포츠

입력 2017.05.09 07:00




국내 중고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연간 3조원 규모로 시장이 성장하면서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금융권은 물론 판매 인프라를 보유한 완성차 업계까지 군침을 흘리고 있어서다. 
 
금융권 앞다퉈 '시동'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 가장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는 곳은 금융권이다.
신차 할부·리스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인 중고차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모바일 전용 신차 구입 대출 상품 '위비 모바일 오토론'의 대상을 신차에서 중고차로 확대했다. 은행거래 실적에 따라 금리를 우대받을 수 있다. 신차는 최저 3.48%, 중고차는 4.18%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 한도는 최대 7000만원이고 만기는 최장 10년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은행 방문 없이 KB스타뱅킹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대출 신청 가능한 'KB 모바일 매직카 대출'을 내놨다. 신차는 물론 중고차 구입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대출 한도는 7000만원이고 대출 기간 5년을 기준으로 최저 금리는 3.62%다.





2010년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자동차 구입 대출 관련 상품인 '마이카 대출'을 선보인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모바일뱅킹인 써니뱅크에서도 가입할 수 있는 '써니 마이카 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지난 1년 동안 6000억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

은행들의 잇따른 시장 공략에 자동차 할부 금융에 주력하던 캐피탈과 카드사들은 중고차 가격 정보 등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확대해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온라인 중고차 가격 정보 제공 및 할인 서비스인 '차투차'를 출시했다. 또 KB캐피탈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해 중고차의 적합한 가격을 알려 주고 중고차 딜러와 거래까지 중개하는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KB차차차'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BNK캐피탈 역시 'BNK썸카'를 무기로 지난해 말 최대 중고차 단지인 동화엠파크와 합작법인인 동화캐피탈을 설립하기도 했다. 
 


'인증' 앞세운 수입차 업계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증 중고차는 수입차 브랜드가 직접 보증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중고차를 살 때 불안감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입차 업체들도 제대로 관리된 차를 팔아 잔존가치를 높이면 신차 판매도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인증 중고차 사업을 운영 중인 업체는 BMW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 렉서스, 포르쉐, 인피니티, 페라리 등 9개 사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사업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최근 들어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반응은 뜨겁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인증 중고차 총 4281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959대 대비 346% 늘어난 수치다.

현재 15곳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는 BMW코리아도 지난해 6900대의 인증 중고차를 판매했다. 전년(5200대)보다 32% 증가했다.

2015년 9월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아우디는 지난해 1300대의 중고차를 팔았다.
이에 최근에는 BMW와 아우디의 공식 딜러사인 코오롱도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코오롱이 100% 출자해 설립한 코오롱오토플랫폼은 지난 3월 수입 중고차 매매 서비스인 '코오롱오토그라운드'를 선보였다.

코오롱오토그라운드는 차령 5년 미만, 주행거리 10만㎞ 미만의 수입 중고차를 대상으로 한다. 자체 인증 과정을 통과해 검증된 차량만을 직접 매입·판매한다. 기존과 달리 타면서 팔고, 타 보고 사는 방식을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연간 3조원 규모 '거대 시장'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중고차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잠재력에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 273만 대였던 중고차 시장 규모는 2013년 330만 대, 2015년 366만 대, 지난해 378만 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차 시장에서 180만 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중고차 평균 가격은 700만원으로 연간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한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이다.

향후 전망도 밝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서민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신차보다는 중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정부 정책도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 선진화 정책으로 중고차의 평균 시세를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올해부터 중고차를 사면 구입 금액의 1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세가 크기 때문"이라며 "시장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대기업들의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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