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스티비 원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욕설이 촉발한 미국 프로 풋볼(NFL)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에 동참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원더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무대에 올라 공연 전 무릎을 꿇었다.
그는 "미국을 위해 무릎을 꿇는다"며 "우리 지구, 우리 미래, 세계의 우리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한쪽이 아닌 양쪽 무릎을 꿇는다"고 말했다.
원더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무릎을 꿇는 행동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선 NFL 선수들의 시위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원더는 무릎을 꿇기 전 "무기는 진짜고 수사는 위험하다"는 말을 하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주고받은 거친 말을 겨냥하기도 했다.
원더가 동참한 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의 발단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년 전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 선수는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차별에 저항하는 의미로 국가연주 때 무릎을 꿇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대중 연설에서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캐퍼닉을 겨냥해 '개XX(Son of bitch)'라고 욕설을 해 논란이 됐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 구단주들이 국기에 결례를 범하는 선수에게 '개XX(Son of bitch)'라고 말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면서 "TV를 켰는데 우리의 위대한 애국가가 연주되는 와중에 누군가 단 한 명이라도 무릎을 꿇고 있다면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경기장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NFL선수들은 물론이고 구단까지 반발하며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NFL 선수들은 1년이 지난 시점에 캐퍼닉을 비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저항하며 '무릎 꿇기' 와 '팔짱 끼기'등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32개 NFL구단 절반 가까이가 성명을 내고 비판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새벽 트위터를 통해 "NFL 선수들이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결례를 멈출 때까지 팬들이 경기에 가길 거부한다면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며, 무례한 선수들을 "해고 또는 자격정지"(Fire or suspend) 하라고 주장해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