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전에 고양혈전까지… 롯데·신세계 전국 곳곳서 충돌
일간스포츠

입력 2017.11.20 06:00


스타필드 고양

스타필드 고양


'유통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전국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2004년 부산 센텀시티 입찰 건을 시작으로 최근 막을 내린 인천종합터미널 영업권 분쟁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충돌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서북부 상권을 선점하기 위한 팽팽한 기 싸움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인천터미널 5년 분쟁… 롯데 웃었다

1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인천의 한복판 노른자위 땅에서 5년간 벌어진 롯데와 신세계의 분쟁은 롯데의 최종 승리로 마무리됐다.

대법원이 지난 14일 신세계가 롯데와 인천광역시를 상대로 낸 인천종합터미널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내 양대 유통사의 갈등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세계는 1997년부터 20년 동안 인천시와 장기임대 계약을 맺고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운영해 왔다. 이곳은 연평균 매출 8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서울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서울 본점에 이은 4번째 매출 규모의 알짜 점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재정난을 겪던 인천시가 2012년 9월 7만7815㎡ 규모의 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9000억원에 롯데에 일괄 매각하면서 사달이 났다.

신세계는 이에 반발해 "인천시가 터미널 가격을 높일 목적으로 경쟁사인 롯데와 접촉했고, 비밀리에 롯데 측에 사전실사·개발안 검토 기회를 주는 등 특혜를 부여했다"며 인천시와 롯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2심은 물론 대법원도 신세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적인 판단은 종지부를 찍게 됐지만 두 회사가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대표적인 게 인천점 증축부에 대한 운영 방안이다.

신세계는 2011년 1450억원을 들여 인천점 테마관의 면적을 넓히고, 주차빌딩을 신축하는 리뉴얼 공사를 단행했다. 기존 매장은 올해 11월 계약이 종료되지만 당시 리뉴얼한 테마관 매장(1만7520m²)과 주차빌딩(2만5454m²)은 2031년까지 신세계가 임차할 수 있다. 신세계가 신관에서 버틸 경우 당분간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롯데는 신세계와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구관(4만6940㎡)부터라도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신세계 인천

신세계 인천


신세계 2승1패로 끝난 부동산 경쟁

롯데와 신세계는 이번 인천점 부지 갈등 이전에도 부동산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부산 센텀시티 부지 입찰' 건이다.

2004년 부산시가 내놓은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위락단지 용지 공개 입찰에서 롯데는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였다.

하지만 신세계가 입찰당일 마감 5분을 남기고 롯데 입찰팀이 철수한 틈을 타 단독 입찰로 센텀부지 2만 평을 낙찰받았다.

롯데는 유찰을 통해 매입단가를 낮추려다 신세계에 부산 핵심 상권을 뺏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롯데의 예상치 못한 패배는 파주 아웃렛 유치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2007년 롯데는 파주에 교외형 명품 아웃렛을 열고자 파주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아웃렛 개장에 필요한 절차를 차례대로 밟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해 신세계가 미국 1위 아웃렛 업체인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과 연계해 롯데가 눈독을 들이던 파주 땅 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란 듯 신세계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점을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맞수인 신세계와 롯데가 유통 시설 입점 부지를 두고 전쟁을 방불케 하는 '영토 전쟁'을 이어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두 업체 간 부동산 개발을 둔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역 상권 놓고도 신경전
 
신세계 인천

롯데 아울렛 고양


롯데와 신세계의 갈등은 부동산 경쟁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지역 상권을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경기도 고양이다.

신세계는 지난 8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을 개장했다. 그러자 롯데는 지난달 스타필드 고양에서 약 3㎞ 떨어진 지점에 '롯데아울렛 고양점'을 오픈해 맞불을 놨다.

대형 유통 매장이 없었던 경기 서북부권이 하루아침에 '유통 공룡'들의 격전지가 된 셈이다. 이 지역은 자동차로 30분 이동 거리 안에 500만 명이 거주하는 초대형 상권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두 기업 모두 대형 가구 업체들을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롯데는 롯데아울렛 고양점을 오픈하면서 이케아와 손잡았다. 고양점은 연면적 16만4000㎡에 지상 4층 건물이지만, 롯데는 지하 1층과 지상 1층만 사용한다. 나머지 2·3층은 이케아의 매장이 들어섰다.

롯데아울렛 관계자는 "롯데는 화장품과 의류만 전문적으로 취급해 가구와 인테리어에 주력하는 이케아와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 역시 스타필드 고양에 3600㎡ 규모의 한샘 매장을 열었다. 업계에선 신세계와 한샘이 이케아-롯데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손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는 이미 유통가에서는 오랜 기간 맞수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과거에는 부동산 개발만을 놓고 경쟁했다면 최근에는 지역 상권을 선점하기 위한 팽팽한 기 싸움도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신세계 인천

신세계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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