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평창에 500억원 쓰고 '의문의 1패'… 분위기 반전시킬까
일간스포츠

입력 2017.12.07 07:00

노스페이스는 최근 전국적으로 불었던 '평창 롱패딩' 열풍에 속을 끓였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500억원가량을 후원했으나 정작 '올림픽 특수'를 제대로 누린 곳은 노스페이스가 아닌 롯데백화점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인 신성통상, 경쟁 아웃도어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노스페이스를 생산 및 유통하는 영원아웃도어와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근 몇 년 동안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노스페이스가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림픽에 큰 액수 후원했는데… '평창 패딩' 열풍에 머쓱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평창겨울올림픽 스포츠 의류 부문 공식 후원사다. 한때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던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노스페이스가 국가대표 선수단인 '팀 코리아'의 단복과 자원봉사자 4만5000여 명의 유니폼 제작 등을 책임지면서 급한 불을 껐다. 노스페이스는 일부 경기 단체와 국가대표 개인 선수까지 후원하면서 물품 및 금전적 지원을 합쳐 500억원 가량을 이번 올림픽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노스페이스는 올림픽 조직위가 공식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초반부터 후원을 약속했다. 올림픽 후원으로 무언가 얻기를 바라기보다는 국내 최고의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직위를 돕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스페이스 홍보대사인 배우 강소라가 `평창동계올림픽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착장한 모습. 영원아웃도어 제공

노스페이스 홍보대사인 배우 강소라가 `평창동계올림픽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착장한 모습. 영원아웃도어 제공


노스페이스의 이런 노력에도 이번 올림픽의 수혜를 받은 곳은 따로 있었다. 바로 롯데백화점이었다. 롯데백화점은 모기업인 롯데그룹이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자 '봉사' 차원에서 평창 롱패딩 3만 장을 OEM 방식으로 제작해 판매했다. 14만9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표를 단 이 패딩은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빼어나다는 입소문을 타고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평창 롱패딩이 큰 성공을 거두자 이를 OEM으로 만든 신성통상의 주가도 치솟았다. 동시에 아이더와 휠라·코오롱 등 롱패딩을 생산하는 국내 아웃도어 업체가 일제히 동반 특수를 누렸다.

휠라 관계자는 "'KNSB롱패딩' 등 롱다운 제품이 5차 리오더가 되는 등 전년 대비 매출이 650%가 신장됐다"고 말했다. 아이더 관계자도 "올 시즌 롱패딩이 트렌드가 되면서 관련 제품이 온라인상에서 매진돼 재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아웃도어 업계가 노스페이스를 두고 "평창 롱패딩 열풍에 '의문의 1패'를 당했다"는 웃지 못할 농담을 하는 이유다. 
 
매출 하락세… 반등 필요한 노스페이스

영원아웃도어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 국민이 롱패딩에 열광하면서 어찌 됐건 관련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창겨울올림픽에 쏟아부은 돈과 정성을 생각하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롯데 대신 노스페이스가 먼저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내놓았다면 한때 '등골브레이커'라는 오명을 얻은 브랜드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입힐 수 있었다.

노스페이스는 최근 롱패딩 등 60여 종의 '평창동계올림픽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분투 중이다.

노스페이스를 앞세운 영원아웃도어 그리고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는 최근 수년간 영업 이익 실적이 떨어져 고전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는 수익성이 최근 2년 사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12년부터 3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10%대를 유지했지만 2015년에 8%로 하락한 데 이어 2016년엔 4.4%까지 떨어졌다. 대부분 아웃도어 회사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영원아웃도어의 수익성 악화는 다른 곳보다 더욱 가팔랐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2조3380억원에 영업이익 2010억원을 나타냈다. 2015년 영업이익인 2309억원보다 12.9%나 줄어든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을 노스페이스에서 찾고 있다. 2011년 '전 국민의 교복'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였던 노스페이스는 높은 가격과 아웃도어 시장의 경쟁 심화, 단단하지 않은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로 흔들렸다.

실제로 한때 5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노스페이스는 2015년을 기점으로 3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 역시 한 자릿수가 됐다. 그사이 노스페이스의 국내 평판도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에 인수한 자전거 제조업체 스캇의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돈 것도 실적 부진을 거들었다.

노스페이스는 이미지 개선으로 반등을 바란다.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을 론칭하는 등 제품의 평균 가격을 내리고 있다.

영원아웃도어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통해 번 만큼 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스페이스는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5년 연속 1위에 올랐고,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에서도 10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2015년과 2016년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각각 4.9%, 5.3% 가량을 차지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