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그야말로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9·갤럭시S9+(이하 갤 S9)'의 독무대다. 애플과 LG전자 등 경쟁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으면서 나홀로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이 기회를 살려 최고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 상반기 프리미엄폰 시장의 신제품은 갤 S9이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 S9을 공개한 데 이어 오는 16일부터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정식 출시한다. 이에 앞서 오는 8일까지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 출시 전까지 갤 S9의 관심을 끌어올린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선보였던 LG전자는 아직 새로운 프리미엄폰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휴대전화 사업 전략이 실패했다고 보고 올해부터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BCD(오디오·배터리·카메라·디스플레이)'라는 스마트폰의 본질에 충실한 제품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G·V 시리즈 등 기존 주요 플래그십 모델을 진화·발전시키고 가성비 높은 실속형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9일에 정식으로 출시되는 100만원대 프리미엄폰인 'V30S 씽큐'가 바로 기존 모델의 업그레이드 제품이다.
애플도 아직 새로운 아이폰에 대해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는 올가을 3종의 아이폰 라인업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5인치 크기의 대형 모델과 아이폰X(텐) 업그레이드 모델, 저가형 모델 등이다.
갤 S9의 경쟁작이 될 만한 아이폰X은 작년 출시 이후 애플의 기대와 달리 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갤 S9은 강력한 경쟁 폰 없이 시장 공략에 나서게 되면서 여느 때보다 유리한 상황을 맞았다.
그래서 갤 S9의 경쟁 폰은 삼성전자의 구형 모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3일 시장 조사 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모델은 2016년에 출시된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다. 이 두 모델의 점유율을 합치면 5.26%나 된다. 그다음으로 2015년에 출시한 갤럭시S6(1.78%), 갤럭시S5(1.4%) 순이다.
특히 갤럭시S7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태로 폰 교체에 나선 노트 이용자를 흡수하며 출시 연도에 480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갤럭시S8의 판매량은 3800만 대가량으로 추정된다.
갤 S9이 기존 갤럭시 소비자를 확보한다면 좋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 갤S9의 출시 시점이 갤럭시 시리즈 중에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갤S7의 2년 교체 주기와 겹치는 것도 긍정적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갤럭시S9은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출시가 늦어진 갤럭시S8보다 더 출시가 이르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수요를 늘릴 것이어서 더 많은 판매량이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고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실속형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어 갤S9에 마냥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업계는 갤S9의 판매량이 갤S8보다는 많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예상 판매량은 애초 4500만 대보다 적은 4000만 대 수준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