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하고도 민폐"…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불편한 소비자
일간스포츠

입력 2018.04.11 07:00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하 카톡)'의 선물하기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제값을 내고 입점 업체의 상품을 구입해 선물했지만 해당 업체가 결제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업체들은 사실상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독과점 기업인 카카오가 지위를 이용해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선물하고도 민폐네요"

A씨는 최근 카톡의 선물하기 서비스로 지인에게 치킨 쿠폰 두 장을 보냈다. "가족들과 함께 잘 먹었다"는 답을 기다리던 그는 지인으로부터 뜻밖의 말을 들었다. "카카오 쿠폰으로 치킨을 주문했지만 제대로 배달해 주는 대리점이 없다"는 것이다.

지인에 따르면 집 근처 치킨 가맹점 중 한 곳은 "카카오 쿠폰은 받지 않는다"며 거절했고, 다른 한 곳은 "카카오 쿠폰은 하루 한 장만 받는다"면서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A씨는 해당 가맹점에 전화해 이유를 따졌다. 그가 지인에게 보낸 카카오 쿠폰은 보통 1만9000원에 파는 치킨 한 마리에 콜라 한 병이 묶인 2만1000원짜리 세트 상품으로 매장에서 주문할 때와 동일한 가격이었다. 정상가를 주고 샀는데 배달을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의를 받은 가맹점 주인은 "카카오 쿠폰은 개당 8%씩 수수료를 가져간다. 요즘 물가도 오른 마당에 카카오에 그 정도의 수수료를 떼어 주고 나면 적자다"면서 "우리 매장은 카카오 쿠폰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잘라 말했다.

A씨는 "선물은 상대방이 기분 좋으라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카톡 선물하기는 선물 받는 사람도 힘들고, 주는 사람도 민폐가 되고 말더라"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 각종 게시판에서 카톡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했으나 업체 쪽에서 '수수료 때문에 배달을 안 한다'고 보낸 메시지를 캡처한 게시물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게시물에는 '우리 동네 치킨집도 수수료 때문에 배달을 거절했다' '수수료를 정말 많이 가져간다' '일반 상품의 AS나 교환은 더 어렵다'는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가맹점에 따르면 치킨 업계의 경우 카카오 쿠폰을 한 장 받을 때마다 8~10% 정도의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수수료 계약은 업종 카테고리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바일 커머스 공룡 된 카카오… "배달 거부 해결할 것"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프렌즈' 등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다. 선물하기는 카톡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모바일 쿠폰으로 선물할 수 있는 기능으로 회사의 중요 사업군으로 꼽힌다.

2010년 당시 15개 사만 입점했던 선물하기 플랫폼에는 현재 4000개 이상의 업체가 '파트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입점해 있다. 지난해 출시 7년 만에 연간 1700만 명이 누적 거래액 1조원을 올려 줬다. 대한민국 국민 수가 5300만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카카오 커머스 사업의 손동익 전 총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카톡 선물하기는 2010년 카톡 최초의 수익 모델로 시작한 뒤 꾸준히 성장하며 새로운 선물 문화를 만들었다"며 거래 누적액 1조원 돌파를 자축했다.

카톡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내국인 대부분이 이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도 이 플랫폼에 합류하기 위해 애쓴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업체들은 선물하기에 입점하면서 "쿠폰을 받고 안 받고 여부는 모두 가맹점의 권한"이라며 수수료를 100% 대리점에 전가했다. 카카오도 이들로부터 수수료를 챙겨 짭짤한 이익을 내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카톡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채팅계 절대 강자 아닌가. 본사가 이런 플랫폼에 입점한다는 데 막을 명분이 없다"면서 "그런데 수수료는 우리가 다 낸다. 한마디로 가랑이가 찢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 선물하기 서비스의 배달 거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와 만나 현장 가맹점의 사정을 듣고 설루션을 찾아 나갈 것"이라면서 "이 같은 문제를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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