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입찰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신라면세점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빅3 중 유일하게 감점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미 T1에서 사업 중인 신라가 이번에도 낙찰받을 경우 사실상 독과점이 될 수 있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일에 열린 T1 면세점 입찰설명회에 롯데와 신라·신세계 등 이른바 빅3 외에도 국내외 9개 업체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현대백화점·HDC신라·두산과 함께 세계 면세점 업계 1위 업체인 스위스 듀프리의 자회사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와 듀프리글로벌이 참여했다. 이들 업체는 설명회에서 다음 달 입찰에 앞서 조건과 방법 등에 대해 안내받았다.
이번 입찰에 임대 매물로 나온 T1의 DF1·DF5 두 곳 매출은 총 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면세 업계 총 매출 규모가 13조원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액이 상당한 구역이다. 여기에 임대료 최소보장액이 2014년보다 30∼48% 낮아지면서 입찰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는 출국장 면세점 철수 이력이 입찰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는 이번 입찰 공고에서 출국장 면세점 중도 계약 해지 사례가 있는 경우 감점을 준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T1 철수를 확정한 롯데는 감점을 피할 수 없다. 신세계도 2016년 김해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한 이력이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사업권 철수 등으로 감점 대상이다. 공항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주요 면세사업자 중에서는 신라만이 철수 이력이 없어서 감점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업계는 신라가 입찰에 성공할 경우 독과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라는 현재 T1 서편에서 화장품·향수 사업권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 롯데가 갖고 있던 화장품 종합 판매 구역인 DF1마저 신라가 가져갈 경우 시장점유율이 90%에 달한다.
T1에 입점한 중소 업체들은 "화장품 판매 독과점으로 중소 면세점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견 면세 업체인 시티면세점은 향후 입찰 결과에 따라 화장품·향수 사업권이 독점될 경우 중소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공사에 전달하고 공정위 제소도 고려 중이다. 공사는 오는 5월 24일 최종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이후 6월 중순까지 후속 사업자를 선정해 7월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는 롯데의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