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상대로 승소한 코스맥스…목소리 내기 시작한 ODM사
일간스포츠

입력 2018.06.19 07:00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제조업자개발및생산(ODM)업체와의 '쿠션팩트' 특허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ODM은 화장품 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아모레는 ODM업계에 가장 큰 고객이자 영향력을 발휘하는 고객이기도 하다. 업계는 이번 소송 결과를 최근 수년 사이 'K뷰티' 붐을 타고 급성장을 이룬 ODM사가 굴지 대기업을 향해 제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법원은 아모레가 쿠션팩트의 특허를 인정해 달라며 제기한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심리불속행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어서 기존 판결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지난 2월 특허법원은 아모레의 쿠션팩트 특허 무효를 인정한 바 있다. 

양사의 쿠션팩트 소송은 코스맥스가 2015년 아모레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코스맥스는 아모레가 2011년 특허출원한 '화장료 조성물이 함침된 발포 우레탄 폼을 포함하는 화장품'이라는 발명이 신규성·진보성이 없기 때문에 로열티를 지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모레는 2016년 5월 서울중앙지법에 코스맥스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1심부터 시작된 양측의 지난한 싸움은 대법원이 코스맥스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 됐다.

코스맥스는 물론 한국콜마 등 ODM사 및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대법원의 판결을 일제히 환영하고 있다.

당장 쿠션팩트를 생산할 때마다 지불해 오던 로열티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 일부는 이미 낸 로열티 반환 촉구 및 해외 특허권 무효 소송까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쿠션팩트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 30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을 글로벌까지 확대하고, 향후 성장가능성까지 포함할 경우 쿠션팩트의 시장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커진다. 대법원의 판결을 ODM사들이 환영하는 또 다른 이유다.

아모레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화장품 기업이다. 미국의 뷰티·패션 전문매체인 '우먼스 웨어 데일리(Women's Wear Daily)'는 '2017년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을 꼽으며 아모레를 7위에 올렸다. 이 기간 아모레는 2017년 6조291억원의 매출과 73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매출 8839억5001만원, 영업이익 351억4012만원을 거뒀다.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투쿨포스쿨 등 국내 브랜드 외에도 입생로랑 등 해외 명품 브랜드도 코스맥스를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코스맥스의 이번 소송전을 '골리앗과 싸움에서 승리한 다윗'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 뷰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ODM사가 아모레나 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내거나 승소한 전례를 거의 들어본 바 없다. 아모레는 지금도 코스맥스의 고객사"라며 "ODM사가 성장을 거듭하고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 않나. 나름대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첫 케이스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코스맥스 측은 "이번 소송은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브랜드를 생산하는 ODM사로서 생존권이 걸린 문제였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