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구광모 새 총수 체제로 바뀌기 시작했다. 구 신임 회장은 지난 2일 회장으로 출근한 뒤 처음으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는 1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권 부회장은 내달 29일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LG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LG디스플레이 사장, LG화학 사장(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등을 맡았던 LG맨이다. LG전자 재직 시절 금융·경영지원 담당 상무보와 재경팀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치면서 재무에도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 체제가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 그룹을 잘 아는 임원이 옆에서 보좌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LG 하현회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는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하 부회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하 부회장은 이미 LG유플러스의 이사 자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곧바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두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가 서로 자리를 맞바꾼 이번 인사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구 회장이 아버지인 고 구본무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예상보다 빨리 경영권을 승계해 어느 정도 그룹 상황을 파악한 뒤에나 임원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첫 임원 인사를 단행한 만큼 구광모 체제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