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넥슨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국내 빅3 게임사 중에서는 처음이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넥슨지회(이하 넥슨 노조)는 3일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고 "크런치모드를 워라밸모드로 바꿀 노동조합을 세운다"고 밝혔다.
넥슨코리아 법인과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넥슨지티, 넥슨레드, 엔미디어플랫폼 등 넥슨 그룹의 자회사 및 계열사가 가입 대상이다.
넥슨 노조는 "국내 게임산업은 시장규모 12조원대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정작 게임을 설계하고 만드는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한 현실이다"고 말했다.
넥슨 노조는 또 "무리한 일정에 갑작스런 요구, 프로젝트가 접히면 이직이 강요되는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떨어야 했다"며 "포괄임금제라는 명목으로 야근이 공짜가 됐고, 주말출근은 교통비만 쥐어줬을 뿐이다. 더욱 빈번해진 크런치모드로 장시간노동의 과로는 일상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넥슨 노조는 "게임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시켜 나갈 견인차가 될 것이다"며 "나아가 더 많은 게임산업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를 찾는 길을 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노조 가입 인원은 300명에 육박한다.
이번 노조 설립의 배경으로 포괄임금제가 꼽힌다.
넥슨 노조 측은 "우리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아왔습니까?"라며 "포괄임금제 앞에서 야근과 주말 출근은 공짜였다. 회사의 매출은 매해 증가했지만 노동자의 값어치는 제 자리였고 성과에 따른 공정한 분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넥슨 노조는 "우리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았습니까?"라며 "노동자의 노력과 관계없이 회사의 사정에 따라 처우가 결정됐다. 이직에 대
한 선택은 강제됐고 10년 후, 20년 후, 정년퇴직은 상상조차 어렵다"고 했다.
이번 넥슨 노조 설립으로 다른 게임업체에서도 노조 설립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