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지는사람]상가전문가 최원철 "역세권·대형 아파트 신도시 상가는 무조건 성공? 망하기 딱 좋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8.11.09 07:00


'조물주 위에 건물주'.

한때 이런 우스갯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득은 늘지 않고, 사업은 갈수록 침체기를 걷는 가운데 '건물주'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부러움을 빗댄 말이다.

건물주가 되기 위해서는 20억~3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평범한 서민층은 평생 모아도 이루기 힘든 액수다.

부동산 업계는 수십억원이 드는 건물주 대신 비교적 적은 액수로 주인이 될 수 있는 상가 점포 경매와 분양 시장에 주목해 왔다. 일반인들도 퇴직금과 은행권 대출을 묶어 투자해 월 200만~300만원 수준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상가 경매와 분양은 꼼꼼한 상권 분석과 현장 답사가 동반돼야 성공할 수 있다. 일간스포츠는 지난 5일 상가전문가인 최원철 SJ부동산전략연구소 대표이사를 만났다. 최 대표는 "상가 분양과 아파트·주택 거래는 완전히 다르다. 공급자 말에 의존해 상가를 분양받으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상가 시장에는 어떻게 뛰어들게 됐나.  
"22년 전 아무런 공부도, 경험도 해 보지 않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분양 대행사를 차렸다. 대행을 통한 수수료가 짭짤했던 시절이다. 모아 둔 재산은 물론이고 친척들의 돈까지 긁어모았는데 결국 신용 불량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다가 우연히 상가 경매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분양가나 일반 매매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 잘됐나.  
"이론적으로는 잘 아는데 실전에 들어가니 어려웠다. 명도나 임차인의 점유 문제가 발생될 시 해결하는 방법을 몰랐다. '안되겠다' 싶어서 광운대학교 평생교육원 최고위 과정을 수강했다. 공부하면서 처음으로 상가를 분양받았는데 그게 성공적이었다. 당시 우리를 지도한 교수님이 '실전 성공 경험치를 학생들 앞에서 발표해 보라'고 했고 반응이 좋아서 정규 교육과정까지 얻게 됐다. 그 강의를 시발점으로 상가 경매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나의 실전 경험담을 담은 책을 출판하기 시작했다." 

- 처음 분양받은 상가는 성공했나.
"2002년 무렵 집을 빼 3000만원을 투입해 성내역 인근에 있는 쇼핑몰 4층에 1.2평짜리 한 구좌를 낙찰받았다. 월세를 받기에는 너무 작은 크기였다. 그래서 아내에게 직접 액세서리 장사를 시켰는데 참 잘됐다. 당시엔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동대문 쇼핑몰도 호황이었다."

- 경매는 '임차인의 눈물'이라는 말이 있다. 최근 '궁중족발' 사태도 그렇고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매를 통해 상가를 받으면 분양가보다 월등하게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그만큼 위험 부담이 있다. 하지만 이를 피하는 방법도 있다. '궁중족발' 사태가 우려되면 공실 상가를 낙찰받으면 된다. 임차인을 구하면 되기 때문에 문제없다. 반대로 장사가 잘되는 상가가 임대인의 유동성 악화로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때는 대부분 임차인에게 권리금 협조를 약속해 재계약하면 명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 상가 경매에서 분양으로 전환한 이유는.
"2011년 무렵인데 경매가 인기를 끌면서 너무 많은 인구가 몰렸다. 아파트로 투자를 하다 '재미없다' 싶으면 경매로 왔다. 자연스럽게 낙찰가가 높아지고 메리트가 없어지더라. '경매만 통해서 상가 투자를 하는 게 맞을까'라는 회의가 들었다. 분양을 통한 선점 효과, 통건물 매입 등 시장을 넓게 보고 싶었다."

- 경매와 분양은 다르다. 경험치가 적은데 어떻게 전문가가 됐나.
"상가 분양은 주로 신도시에 많았다. 2011년 이후 날마다 차를 끌고 전국을 돌며 1기 신도시와 역세권 위주로 답사했다. 그런데 다 분양된 물건들을 보다가 경매에 나오는 매물은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백석 ·마두 ·야탑 ·파주 운정 ·남양주 별내까지 다 갔다. 그러다가 상가 투자에 결국 실패해서 경매로 나오는 물건들의 공통점을 나름대로 데이터화하고 표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작업을 6년간 했더니 기준점이 잡혔다."

- 망하는 상가 투자란.
"상가 투자와 창업이 혼재하는 경우다. 건물이 준공되면 임대인이 분양받고, 임차인을 들이는 것이 순서인데 이걸 헷갈려 한다. 사람이 많은 동네다 싶으면 장사도 잘될 테니까 임대료를 많이 받겠지 하면서 뛰어드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마곡 ·위례 ·청라 등 신도시에 지어진 상가를 분양한다고 하면 도면 하나만 들고 가는 경우가 많다. 기초공사를 하는 것만 보고 '되겠다' 싶으니까 뛰어드는 것이다. 정보는 오로지 공급자의 설명 하나다."

- 공급자의 설명이란.
"흔히 말하는 그럴듯한 청사진이다. 공급자들은 이 지역에 KTX ·SRT 역사가 들어오고 전철이 생긴다고 설명하곤 한다. 이 말만 믿고 들어왔다가 7년, 10년 동안 공실인 상가를 수없이 봤다. 공급자의 목적은 오로지 파는 데 맞춰져 있다. 그 사람들은 투자자의 임대 수익을 보전하지 않는다. 그저 개발 호재 위주로만 설명하는 이유기도 하다." 

- 공급자의 말이 근거가 없진 않은데, 그렇게 실패한 예가 많나.
"광명 ·천안 아산 ·구미 김천을 보자. 이들 지역은 KTX에 승하차하는 인원이 전국 주요 역사 중에서도 손꼽힌다. 공급자들은 '역 인근에 상가를 분양받으면 대박'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그 말에 반대했다. KTX는 주로 장거리 이용객이 많아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온다. 역사 안에 이미 웬만한 시설이 다 있어서 거기서 해결하고 차를 타고 떠난다. KTX를 이용해서 서울역에서 내린 사람들이 길 건너 건물까지 가서 밥을 잘 안 먹는 이치다. 그걸 모르고 분양받은 사람은 공실 때문에 시달린다."

 

 - 좋은 상가 입지는.
"어리석은 질문이다. 상가는 철저하게 개별적이다. 마곡 지구 안에서도 좋은 상가와 안 좋은 상가가 있다. 세대 수 ·공급량 ·분위기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파트처럼 접근하는 질문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역으로 묻는다. '상가가 있는 아파트가 비싸다면 상가도 무조건 좋다고 보냐'고."

- 어떤 상가를 분양받아야 하나. 
 "높은 임대료를 받으려면 아파트 가격이 높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세대 수가 많아야 한다. 고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상가를 이용하지 않고 고급 백화점에 차를 끌고 나간다. 세대 수와 배후 상권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가령 잠실의 리센츠 아파트를 예로 들자. 거긴 4000세대다. 분양가가 높았다. 리센츠 상가도 잘된다. 그러나 비싸서 장사가 잘되는 것이 아니라 4000세대, 1만2000명의 인구가 상가 장사를 견인하는 것이다."

 - 세대 수가 많은데 실패하는 신도시 상가도 많다.
"공급량이 과다한 경우가 많다. 전주의 한 혁신 도시를 살펴보자. 10여 개의 공기업이 내려오고, 세대 수도 엄청나다. 장사가 잘될 것 같지만 아닌 경우가 많다. 공급자들이 분양에 골몰한 나머지 7층 높이 건물을 50여 개씩 지은 것이다. 매진되면서 공급자는 돈을 벌었다. 그런데 투자한 임대인은 공실 때문에 운다. 상가가 세대 수와 비교해 지나치게 많았던 것이다. 상업지역이 유령도시처럼 한산하다." 

- 공급자가 시장분석을 안 하거나 알면서도 수익을 위해 과잉으로 지었다는 건가.
"나는 그런 경우를 보면 화난다. 항상 피해는 마지막 투자자인 임대인과 창업자다. 인테리어한 창업자는 그 돈도 못 건진다. 공급자는 돈 벌고 떠난지  오래고. 서민 중에 이런 식으로 실패해 이혼하거나 자살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이건 생존의 문제다. 4억원의 퇴직금을 받아 대출을 껴서 상가를 분양받았는데 공실이라면. 주거용 부동산과 상가는 연관성이 전혀 없다. 그걸 먼저 깨우치는 것이 핵심이다."

- 최근 꼬마빌딩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꼬마빌딩은 상권 변화를 잘 봐야 한다. 꼬마빌딩은 종로나 남대문 등 자연 상권에 많은데 최근 '~길' 같은 곳이 인기다. 하지만 이런 장소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흥망이 빈번하다. 잘 모르고 쇄락하는 상권에 들어가면 공실이다. 젊은이들은 '~길'이 대중화되고 대형 프랜차이즈가 입점하면 발길을 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소규모 상인들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옮긴다. 꼬마빌딩 투자는 이 흐름을 잘 봐야 한다." 

- 상가전문가로서 꿈은.
"나는 강의할 때 행복하다. 내가 수없이 갔던 답사를 통해 세운 기준점들을 전할 때 희열을 느낀다. 또 그들이 '교수님이 말려서 안 샀는데 그 말이 맞았다'면서 이따금 문자를 보낼 때도 기쁘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상가를 분양받아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최원철 대표는
 
현 SJ부동산전략연구소 대표이사다. 2000년대 초 우연히 상가 경매 분야에 입문해 성공 신화를 쓰고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경매 분야에서 분양 시장에 눈을 돌렸고, 무수히 많은 현장 답사 경험과 분양 성공을 이뤄 내며 전문 강사로서 인기를 얻었다. 건국대와 중앙대 ·항공대 ·동의대 등 대학교 부동산최고위과정에 출강했다. 네이버 카페 '최원철의 상가 SOS'를 통해 실투자들의 상담도 받는다. 저서는 신상가 투자 보물찾기, 명품상가 중개 실무, 상가 세무가 이드북, 대박상가 번성입지 등이 있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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