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의중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4일 매각설에 대해 입장을 내긴 했지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언제나 그렇 듯 이번에도 자세한 전후 사정을 얘기하기보다는 애매한 말로 넘어가면서 김 대표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10조원으로 추정되는 빅딜이 진행되는데도 김 대표의 의중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넥슨 직원들은 멘붕에 빠졌고 일부는 배신감에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의 과거 발언을 보면 김 대표는 이참에 넥슨에서 완전히 물러날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12월 나온 21년 간의 넥슨 얘기를 담은 책 ‘플레이’의 인터뷰에서 "모든 회사는 결국엔 창업자가 한 번은 잘리든 물러나든 하게 돼 있어요. 그러곤 다음 도약기로 넘어가는 거죠"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처럼 나갔다가 들어오고 그런 건 하고 싶지 않다"며 "가까운 사람들이랑 가끔 얘기해요. 마지막에 꼭 하고 싶은 일은 못하고 누군가에게 회사를 넘겨줘야 우리도 살고 회사도 산다고. 그땐 좀 건실한 친구한테 잘 주고 가자고"라고 말했다.
당시 김 대표는 언제까지 회사를 이끌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그는 "어디까지 넥슨을 끌고 갈지는 잘 모르죠. 제가 10년쯤 더 하고 나서 회사의 주인이 바뀌고 그러면서 성장해나갈지도 모르죠"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5년에는 10년쯤 더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년쯤 더 넥슨을 튼튼하게 만들고 빠지면 또 다른 친구가 와서 다음 단계로 넥슨을 도약시키는 거죠. 디즈니 수준까지 넥슨을 키워보고는 싶은데 인간 수명이 길지 않다는 게 아쉽죠. 그래도 우리 세대에서 성급하게 굴지 않고 참고 가면 넥슨은 거기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번 매각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김 대표는 예상보다 빨리 넥슨에게 건실한 새 주인을 찾아주기로 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매각 추진에는 여러 포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