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먹통 이벤트'에 소비자 '분통'
일간스포츠

입력 2019.02.21 07:00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른 '먹통 이벤트'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주문이 폭주하자 배달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거나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트래픽이 몰릴 것을 예상했음에도 대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노린 '꼼수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치킨 반값 할인에 '주문 폭주', 먹통
 
20일 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배달 앱 '요기요'는 지난 15일 서버가 잠시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함께 '반값' 이벤트를 벌인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이 대거 몰린 탓이다. 특히 프로모션을 통해 BBQ의 히트 제품인 '황금올리브 치킨'을 9000원에 먹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이 요기요 앱을 찾았다.

문제는 이벤트 내용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확산되면서 사용자 주문이 급격히 증가, 서버 과부하가 발생하면서 앱 사용과 주문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직장인 박모(37)씨는 "수차례 시도해도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없었다"며 "서버 폭주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지 않고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최모(24)씨는 "결제는 됐는데 주문이 안 됐다고 떴다"면서 "아직 피해 보상도 못 받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점주들 불만도 속출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BBQ 치킨집을 운영 중인 김씨는 "이벤트 시작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앱이 먹통이 되면서 평소보다 훨씬 적은 수의 주문밖에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기요 앱이 먹통이 되면서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이 몰렸다"며 "일부 고객은 반값 할인을 하는 요기요에서는 일부러 주문을 안 받는 것이냐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한숨 쉬었다.

이에 대해 요기요 측은 "지난 15일 눈이 왔다. 통상 눈이 오면 주문량이 늘어난다. 치킨 반값 이벤트까지 더해지면서 서버가 마비됐다"며 "치킨 반값 이벤트는 지난 19일부터 재개했다. 결제 이후 주문이 안 된 고객의 보상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1000원 '갈비통닭'에 홈피 먹통
 
치킨 프랜차이즈 또봉이 통닭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는 지난 13·14일 연이어 마비됐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유명해진 '갈비통닭(1만3000원)'을 1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 때문에 접속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 13일 또봉이 통닭은 오후 4시와 6시에 각각 500마리씩 총 1000마리의 갈비통닭을 한 마리당 1000원에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서버 마비로 2차 행사는 진행조차 못했다.

이에 또봉이 통닭은 서버 마비로 13일에 완료하지 못한 '갈비통닭 1000원 이벤트'를 14일 오후 4시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접속자 급증으로 서버가 또다시 마비되면서 이벤트는 다시 연기됐다.

서버가 연이어 마비되면서 행사가 중단되자 또봉이 통닭 측은 "서버 폭주로 불편을 느낀 고객들께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또봉이 통닭 관계자는 "영화 '극한직업'에 등장하는 원조 갈비통닭을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려 했는데,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울 줄 몰랐다"며 "향후 보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차질 없이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실검 노린 '꼼수' 마케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잇따른 '먹통' 마케팅에 애꿎은 소비자들만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의 경우 소비자가 대거 몰릴 것이 뻔한데,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 이유다.

또봉이 통닭 이벤트에 참여했던 직장인 이모(32)씨는 "1000원에 통닭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부터 솔직히 기대는 안 했다"면서도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홍보만 떠들썩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BBQ 이벤트에 참여한 주부 이모(42)씨는 "할인 폭이 큰 이벤트의 경우 소비자가 평소 대비 수십 배 넘게 몰리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냐"며 "소비자들이 몰려 서버가 마비됐다고 해명하는 것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치킨 업체들이 할인 이벤트를 통해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실검) 1위'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막강한 실검 파급력을 누리려고 '꼼수 마케팅'을 벌였다는 것이다.

실제 또봉이 통닭은 이벤트를 진행한 지난 13일과 14일 연속 양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의 실검 1위에 올랐다. 허술한 이벤트 준비에도 '매출 상승'과 '브랜드 홍보' 등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은 것으로 업계는 본다.

업계 관계자는 "실검 파급력이 막강하다 보니 이를 이용한 마케팅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다만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오히려 소비자 원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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