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불매운동에 '빨간불'…신차 거래 '뚝', 중고도 안 팔려
일간스포츠

입력 2019.07.26 07:00

급속도로 얼어붙은 한일 관계 속에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본차가 실질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매운동의 여파로 신차는 물론이고, 중고차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25일 모바일 신차 견적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일본차 5개 브랜드(도요타·렉서스·닛산·인피니티·혼다)에 대한 견적 건수는 1374건에 그쳤다.

이는 일본 불매운동의 목소리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총 견적 건수가 2341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41% 정도 하락한 숫자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렉서스의 감소율이 가장 컸다. 지난달(6월 16~30일) 489건이었던 견적 건수는 이달(7월 1~15일) 들어 174건으로 64% 줄었다.

같은 기간에 혼다는 59%, 도요타는 38%, 닛산은 17% 줄었다.

인피니티 견적 건수만 지난달 320건에서 이달 344건으로 약 7% 증가했다. 인피니티의 성장세에 대해서는 일부 모델에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것 때문이라고 겟차 측은 분석했다.
겟차 관계자는 "인과관계 분석은 더 필요하겠지만, 일본차에 대한 견적 건수가 급감한 것을 볼 수 있다. 유독 일본 브랜드만 줄어든 것을 볼 때 원인을 일제 불매운동의 여파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일본차는 외면받는다.
중고차 매매 업체 헤이딜러가 일본 불매운동 전후로 일본차의 중고차 시장 인기도 변화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산 대표 차종들에 대한 중고차 딜러들의 입찰 수가 한 달 사이 최대 30% 감소했다.

비교 조사 기간은 올해 6월 1~21일과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7월 1~21일이다. 일본 자동차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은 5개 모델인 닛산 알티마·토요타 캠리·렉서스 ES 300h·인피니티 Q50·혼다 어코드 등을 대상으로 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렉서스 ES 300h는 평균 딜러 입찰 수가 12.8명에서 8.9명으로 30% 감소했고, 인피니티 Q50은 25%, 도요타 캠리는 15% 줄었다.
반대로 일본차의 온라인 중고차 경매 출품 수는 최대 62% 증가했다. 일본차를 소유한 차주들이 이를 처분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최근 일본차 주차 금지나 주유 거부 등이 불매운동의 연장선에서 이어지고, 일본차에 대한 테러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차주들의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인피니티 Q50은 6월 1~21일에 30대 출품되는 데 그쳤으나,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뒤인 7월 1~21일에는 68대 출품되며 1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토요타 캠리는 23대에서 38대로 65% 증가했고, 닛산 알티마는 35대에서 52대로 49% 증가했다.

헤이딜러 관계자는 "일본의 무역 보복에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신차 판매량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일 관계 악화가 장기화 조짐마저 보인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은 물론이고 자국에서 제기되는 반발 및 우려에도 한국에 대한 추가적 보복 움직임을 보인다. 이에 맞선 한국 정부도 강경한 대응을 천명한 상태다.

일본차 브랜드의 국내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상반기 21.5%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p 상승했다. 수입차 시장 전반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는 신차 출시 등을 앞세워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뜻밖의 악재와 마주한 하반기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불매운동의 영향이 전방위로 퍼지자 일본차 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우선 최대한 조용히 지나가려는 모양새다.

한국 닛산은 신형 알티마의 공식 출시 행사와 미디어 시승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도요타 등 다른 일본차 브랜드도 한일 갈등이 본격화된 뒤부터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는 등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