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대표팀 불펜의 '핵심 자원' 조상우(25·키움)는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자세다.
조상우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야말로 '역투'를 보여줬다.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 한국시리즈(KS)까지 8경기에 등판해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고작 2개였다. 9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아웃 카운트의 절반이 넘는 15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부담감과 체력 소모가 큰 포스트시즌, 잦은 등판의 강행군에서도 연일 호투하며 키움의 가을 야구 선전을 이끈 그였다. 등판 시점과 투구 이닝에 관계없이 벤치에서 기대했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키움은 이번에 가장 오랜 기간 '가을 야구'를 했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사흘 뒤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합류한 조상우에게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을까?'라는 우려가 뒤따랐다. 오히려 그는 "충분히 휴식한 것 같다. 실전 감각이 떨어지기 전에 등판해 더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조상우는 3일 고척돔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 두 번째 평가전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달 26일 두산과 KS 4차전 이후 일주일 만의 등판이었다. 결과는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상대하며 모두 삼진을 잡아냈다. 최고 구속은 152㎞. 김경문 감독은 "던지는 모습을 보니 역시 좋다"고 흡족해했다.
소속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조상우는 불펜의 '키 플레이어'다. 김경문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통해 키움과 두산의 마운드 운영을 봤다. 야구에 정확한 답은 없지만 참고할 것이다"며 "이번 대표팀도 (마무리가 주로 등판하는) 9회에 신경을 크게 쏟을 것이 아니라 박빙의 상황이라면 강한 투수를 먼저 투입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키움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팀 내 가장 강한 불펜 자원인 조상우를 경기 상황에 따라 승부처 상황에 투입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2일 평가전에서 조상우의 9회 투입은 그에게 마무리를 맡기기 위한 테스트 차원이기도 했다.
경기 중반 박빙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거나, 세이브 상황에서 투입되든 조상우는 대표팀 불펜에서 가장 강력한 카드로 손꼽힌다.
프로 데뷔 후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힌 2015 프리미어 12에서는 미국과의 결승전에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초대 우승에 오른 좋은 기억도 갖고 있다. 조상우는 "등판하는 이닝과 관계없이 (소속팀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1이닝을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며 "실점 없이 끝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