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강속구 시대에 살아남은 RYU, 亞 사이영상 역사를 쓰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14 11:09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아시아 투수로는 사상 첫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 표를 획득했다.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의 만장일치 득표를 저지하면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각)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사이영상 투표는 BBWAA 소속 기자 30명이 참여해 진행된다. 기자 한 명당 1위부터 5위까지 투수 다섯 명을 찍고 각각의 표에 점수가 차등 적용된다. 1위 표가 7점으로 가장 높고 2위는 4점, 3위는 3점, 4위는 2점, 5위는 1점이다. 류현진은 1위 표 한 장을 포함해 총 88점을 획득, 207점을 기록한 디그롬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메리칸리그를 포함해도 양대리그 왼손 투수 중 획득 포인트가 가장 높았다. 디그롬은 1위 표 30개 중 29개를 독식했고, 3위는 맥스 슈어저(워싱턴)로 총점은 72점이었다.
 
아시아 투수가 1위 표를 받은 건 이번 류현진이 처음이다. 앞서 2006년 왕첸밍(당시 뉴욕 양키스) 2013년 다르빗슈 유(당시 텍사스)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각각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1위 표가 없었다. 2000년 박찬호(당시 LA 다저스)는 18승 10패 평균자책점 3.27(226이닝 217탈삼진)을 기록하고도 사이영상 투표에서 단 하나의 표도 받지 못했다. 13승 6패 평균자책점 2.58(230이닝 216탈삼진)로 투표 6위에 오른 팀 동료 케빈 브라운과 묘한 대비를 이뤘다. 소수의 투표인단이 참여해 득표가 쉽지 않고 아시아 투수를 향한 보이지 않는 벽도 존재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모든 걸 극복하고 역사를 썼다.
 
올해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5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이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 데뷔 첫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8월 부진(4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7.48)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9월 이후 등판한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13으로 반등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페넌트레이스 동안 디그롬, 슈어저와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계속 거론되며 전국구로 이름을 날렸다. 2연패에 성공한 디그롬의 만장일치 수상을 막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성과다.
 


BBWAA 발표에 따르면 류현진에게 표를 던진 기자는 서던 캘리포니아 뉴스 그룹(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마크 위커다. 위커는 류현진을 1위로 뽑았고 디그롬과 잭 플래허티(세인트루이스) 커비 예이츠(샌디에이고)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의 이름을 순차적으로 적었다. 그는 투표 최종 3위 슈어저에게 표를 주지 않고 기자 중 유일하게 예이츠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예이츠는 올해 41세이브 평균자책점 1.19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개표 전에 분위기가 사실 디그롬 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류현진은 양대리그 파이널 후보에 오른 6명 중에서 유일하게 컨트롤 투수였다. 요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부쩍 늘어났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드러난 특징 중 하나였다. 8월 부진이 아쉽지만, 강속구 시대에 혼자서 살아남았다는 게 뭔가 '배고픈 예술가'의 느낌까지 들게 한다"며 "마치 이치로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 홈런의 시대 속에서 타격이나 주루 플레이로 주목받았던 것처럼 강속구 투수가 많아진 현대 메이저리그 흐름 속에서 다른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평했다.
 
한편 치열하게 전개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 영예는 저스틴 벌렌더(휴스턴)에게 돌아갔다. 벌렌더는 1위 표 17개, 2위 표 13개를 받아 총점 171점으로 159점에 그친 팀 동료 게릿 콜을 제치고 개인 통산 두 번째이자 2011년 이후 8년 만에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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