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마무리캠프가 끝났고, 비활동기간에 돌입하지도 않았다.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에 놓인 팀들이 어떤 변화를 추진할지 벌써 주목된다.
SK는 지난 두 시즌(2018~2019년) 동안 김광현(31) 박종훈(28) 문승원(30)으로 구성된 토종 선발진을 갖췄다. 정규 시즌 상위권에 오른 원동력이다. 그러나 에이스 김광현이 2020시즌에는 없다.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향한 선수의 열망을 구단이 이해해줬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이 남아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고려했다. 향후 절차는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진행된다.
SK는 2019년 정규리그에서 대체 선발 투입이 일곱 번에 불과한 팀이다. 2018시즌도 선발진 외 선발 등판한 투수가 4명뿐이다. 그만큼 외인 듀오와 국내 선발 3명이 탄탄했다.
이제는 새 얼굴이 필요하다. 5선발 후보가 많다고 볼 순 없다. 그러나 자질 좋은 투수가 많은 팀이다. 1군 주축 불펜 투수 가운데서도 이닝 소화 능력이 있는 투수가 있다. 지난 20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강속구를 던지는 불펜 자원인 김세현(32)과 선발 등판 경험이 있는 정수민(29)을 영입했다. 김광현의 이탈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보인다.
롯데는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지성준(28)을 데려왔다. 선발투수 장시환(32)을 내줬다. 그는 2019시즌 롯데 소속 국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125⅓)을 소화했다. 롯데는 선발 한 자리를 메우지 못해 연쇄 악순환을 겪은 팀이다. 매년 그랬다. 안방 전력이 워낙 약한 탓에 젊은 포수 영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선발 한 자리 공백이 주는 손실은 결코 적지 않다.
계약 문제로 2019시즌을 뛰지 못한 노경은(35)이 재합류했다. 빈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그러나 2020년에는 한국 나이로 37살이다. 기량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 이밖에 가세한 투수는 없다. 박세웅(24)이 2017시즌 경기력을 되찾고, 김원중(26)이 기복을 줄여야 한다. 물론 모든 변수를 대처할 수 있는 예비 자원을 만들어 놓는 게 필수다.
KT의 선발진 경쟁은 2019시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기 시즌에는 김민수(28)를 불펜으로 활용한다. 클로저 이대은(30) 체제도 유지될 전망이다. 외인 2명에 배제성(23) 김민(20)과 로테이션을 소화할 1인이 필요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부임 직후던 지난해 이맘때, 마무리캠프를 지휘하면서 배제성과 김민수를 선발감으로 점찍었다. 실제로 두 선수는 KT가 창단 최다승을 올리고 최고 순위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2일 마무리된 마무리캠프에서도 성장세를 확인한 선수가 있었다. 4년 차 좌완 박세진(22)이다. 2016년 1차 지명 투수지만, 1군에 안착하지 못했다. 2018년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수술 후유증을 털고 투구 메커니즘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LG는 선발진에 일단 차우찬(32)만 고정이다. 2019시즌에 10번 이상 선발로 나선 임찬규(27)와 배재준(25)이 있지만 4·5선발을 장담할 수 없다. 호재는 있다. 김지용(31)과 정찬헌(29) 등 부상으로 이탈했던 셋업맨이 차기 시즌에는 돌아온다. 허리진 강화뿐 아니라 기존 불펜 자원의 선발 전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신인왕 후보인 우완 옆구리투수 정우영(20)도 선발 진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