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도 LG 유니폼을 입은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이상 30)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와 재계약 여부는 미정이다.
많은 구단들이 25일 외국인 선수와의 재계약 통보 마감 시한을 앞두고 속속 재계약 및 새 외국인 영입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LG는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 계약과 관련해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차명석 LG 단장은 24일 이와 관련해 "윌슨, 켈리와 재계약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라며 "(옵션 등) 세부 조항 조율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재계약 분류 대상자다. KBO 리그 2년차 윌슨과 첫 시즌을 보낸 켈리는 올해 나란히 14승씩을 올렸다. 2011년 주키치-리즈가 합작한 구단 역대 외국인 듀오 최다승(21승)을 가뿐히 돌파했다. 윌슨이 14승7패 평균자책점 2.92(6위)를, 켈리가 14승12패 평균자책점 2.55(3위)를 각각 기록하며 LG를 3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선발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요소 중 한 가지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서도 켈리가 24회로 1위, 윌슨이 22회로 공동 2위다. 내구성도 뛰어나 큰 부상도 없었다. 투구 이닝에서 윌슨(185이닝)이 3위, 켈리(180⅓이닝)가 5위였다.
외국인 투수 합계 성적을 놓고 보면 전 구단에서 윌슨-켈리 듀오가 가장 뛰어났다. 외국인 투수를 교체한 팀도 있고, 한 명이 잘 던져도 다른 외국인 투수가 부진한 팀도 있는데, 모두 LG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심지어 이 둘은 동료들과 친화력도 좋다.
반면 지난 7월 토미 조셉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페게로와 재계약 여부는 미정이다. 차 단장은 "일단 재계약 의사를 통보한 뒤 대체 선수를 계속 찾아볼 예정이다"라고 했다.
페게로는 이전에 LG에 몸 담았던 다른 외국인 타자들과 달리 큰 부상이 없었다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52경기에서 타율 0.286 9홈런 44타점으로 꽤 괜찮은 성적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선 타율 0.286 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포지션이 걸림돌이다. 페게로는 주포지션이 외야수다. 1루 경험은 많지 않아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LG는 마땅한 국내 1루수 자원이 없어 외국인 타자를 1루수로 채우고 싶어 한다. 김현수가 지난 2년간 시즌 후반에 1루수로 뛰었지만, 1루 전향 후에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8월까지 타율 0.305를 기록한 김현수는 1루수로 주로 나선 9월 이후 타율이 0.159로 뚝 떨어졌다. 류중일 LG 감독도 "현수가 1루수로 나서면서 타격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류 감독은 페게로가 스프링캠프를 통해 집중적으로 1루 수비 연습을 하더라도 "단기간에 실력이 확 좋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내다보고 있다.
차 단장은 "일단 (1루수 자원으로) 다른 선수를 찾아볼 계획이다. 시간을 다소 두고 접근하고 있다"며 "새로운 야수를 영입하고 타 구단에서 페게로 영입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풀어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마땅한 대체 자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페게로와 재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종 결정은 류중일 감독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