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시즌은 없었다. '역대급', '레전드', 그 어떤 말을 붙여도 좋을 만큼 엄청난 '빅 시즌'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38라운드를 앞두고 축구팬들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올 한 해 K리그1의 모든 것이 달린 마지막 한 경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38라운드가 오는 30일과 내달 1일, 파이널 라운드 마지막 주말에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다. 37라운드까지 치르며 결정된 것은 단 하나, 제주 유나이티드가 12위를 확정지으며 사상 세 번째 기업구단 강등의 주인공이 된 것 뿐이다. 제주는 24일 안방에서 열린 수원 삼성전에서 2-4 역전패를 당하며 정규리그 최하위인 12위를 확정, 승강 플레이오프 없이 자동으로 K리그2(2부리그) 1위 팀인 광주 FC와 자리를 맞바꾸게 됐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37경기를 치르는 동안 K리그1에서 결정된 건 12위 자동 강등팀 하나 뿐이다. 리그의 백미인 우승팀도, 내년 아시아 정상을 가리는 무대에 나서게 될 ACL 진출팀도, 그리고 승격을 노리는 K리그2 팀과 '겨울 축구'를 피해 살아남을 리그 10위 생존팀도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1위 울산 현대가 안방에서 2위 전북 현대와 1-1로 비기면서 우승 전쟁은 38라운드로 넘어갔고, 3위 FC 서울은 안방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0-3 완패를 당했다. 같은 날 열린 경기서 4위 대구 FC가 강원 FC 원정길에서 4-2 승리를 거두며 3위부터 5위 포항까지 승점 1점차로 촘촘하게 늘어서게 돼 3위까지 주어지는 ACL 티켓의 주인공도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지 않고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는 10위 자리를 둘러싼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남 FC의 생존 경쟁도 최종전으로 넘어갔다. 절박함을 안고 뛴 두 팀이 37라운드에서 각각 상주 상무와 성남 FC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면서 두 팀의 승점차는 여전히 1점으로 유지됐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인천과 경남이 서로 격돌하는 만큼, 생존을 위한 의자뺏기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단 한 경기도 눈을 뗄 수 없는 '빅 매치'들이다. 게다가 3경기씩 이틀 동안 열리는 38라운드는 모두 같은 시간에 킥오프하는 만큼, 축구팬들로선 어느 경기를 지켜봐야 할 지 고민이 깊어진다. 서로 맞붙어 결과를 가리는 30일 경남-인천전을 제외한다면, 다른 팀들의 경기까지 확인해야 완벽한 '순위 퍼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채널을 돌려가며 볼 수 있는 '집관'은 물론이거니와 경기장에 '직관'을 떠난 축구팬들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종전이 이토록 치열해지면서 K리그1의 흥행도 마지막까지 탄력을 받게 됐다. 개막전부터 심상치 않았던 K리그1은 올 시즌 내내 역대급 순위 싸움을 펼치며 흥행 가도를 질주했다. 그 결과 37라운드까지 누적 관중 177만 6491명을 불러들이며 평균 유료관중 8000명 돌파 청신호를 켰다. 남은 최종전 6경기에서 4만7509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는다면, K리그1 유료 관중 집계 실시 후 처음으로 평균 8000명을 넘어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