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에서 16대로… 늘어난 원정버스가 보여주는 인천의 생존의지
일간스포츠

입력 2019.11.28 06:00


"우리 감독님, 두 경기 더 뛰게 해선 안 된다."

운명의 최종전을 앞둔 인천 유나이티드가 다시 한 번 '생존왕' 타이틀 사수에 나선다.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선수들과 팀을 운영하는 프런트는 물론, 5대로 시작한 원정 버스가 증차에 증차를 거듭해 16대까지 늘어났을 정도로 최종전을 향한 팬들의 열기도 뜨겁다. 

인천은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38라운드 경남FC와 '강등 더비'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생존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스플릿 제도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K리그2에 내려간 적 없는 '생존왕'의 자존심, 그리고 암 투병 중인 유상철(48) 감독을 위한 간절함을 담아 경남 원정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 유 감독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38라운드에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다음 시즌을 바라보겠다는 게 인천 선수단의 의지다.

현재 인천은 7승12무18패(승점33)로 경남(6승14무17패·승점32)에 승점 1점차로 앞선 10위에 올라있다. 최종전 상대인 경남전에서 승리하거나 최소 무승부를 거둬 10위를 지킨다면 시즌은 30일 경남전을 끝으로 종료된다. 하지만 패배를 당해 11위로 떨어질 경우 다음달 5일과 8일,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팀과 홈 앤드 어웨이로 두 차례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는 "유 감독이 편하게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감독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건 선수들이다. 우리 감독님을 두 경기나 더 뛰게 해선 안된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며 "선수들도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년 '생존왕'으로 불리며 마지막까지 힘든 경기를 해야했던 인천은 올 시즌도 강등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생존을 위해 싸우는 선수들의 투혼은 인천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다. 인천에서 창원까지 머나먼 원정길에 동행하겠다고 나선 팬들의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인천은 지난 18일, 유 감독과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버스 5대 규모로 경남전 '비상원정대' 200명을 모집했다. 하지만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에 조기 마감되면서 신청하지 못한 팬들의 증차 요청이 쇄도했다. 긴급회의가 열렸고 추가 예산 확보에 난감해하던 인천은 MD 협력업체인 032컴퍼니의 지원으로 확보한 버스와 유소년 버스까지 추가해 증차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선착순 120명이 다시 한 번 곧바로 마감되자 2대를 추가해 총 10대의 버스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팬들의 생존 의지는 버스 10대에 모두 담기지 않았다. 원정 응원 요청은 계속 이어졌고 이 소식을 들은 인천의 외국인 선수들이 나섰다. 무고사와 케힌데, 마하지, 부노자가 구단에 버스 추가비용을 지불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2대가 더 추가됐다. 하지만 이조차 순식간에 마감되면서 팬들의 뜨거운 의지를 전달받은 인천 선수단이 나섰다. 선수들의 후원을 통해 기존의 12대 버스에 추가로 4대가 더 증차되면서 27일 사실상 마지막인 3차 모집이 시작됐고 이마저 곧바로 마감돼 총 16대 버스에 640여 명의 응원단이 동행하게 됐다.

전 대표이사는 "외국인 선수들이 버스 증차 얘기를 먼저 꺼내줘서 고마웠다. 또다시 마지막 경기까지 오고 말았지만 인천이 나쁘지 않게, 잘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수단이 팬들과 함께 원정 응원을 가기 위해 나서줬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인천은 공식적으로 구단에서 운영하는 원정 버스 16대 외에도 개별적으로 원정 응원을 떠나는 팬들의 수를 더해 창원축구센터 원정 900여 석을 충분히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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