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과열된 '투수' FA 시장…RYU을 위한 멍석은 깔렸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3 06:00

배중현 기자
지난 4일 열린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류현진이 특별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류현진이 특별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빠르게 과열됐다. 류현진(32·전 LA 다저스)을 위한 멍석이 제대로 깔렸다.
 
1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역사가 새롭게 쓰였다. 투수 FA 최대어로 손꼽히던 게릿 콜(29)이 뉴욕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3846억원)에 계약했다. 계약 기간과 총액 모두 역대 투수 부문 최고 조건이다. 투수로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9년 계약을 받아냈고 사상 첫 총액 3억 달러 계약까지 돌파했다. 연평균 받게 될 3600만 달러(427억원)는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 중 1위다. 말 그대로 메가톤급 계약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계약 시점이다. 윈터미팅 기간에 마무리했다. 구단 고위관계자와 에이전트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윈터미팅은 '만남의 장'이다. 이번 겨울에는 지난 9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진행 중이다. 활발한 선수 이동이 벌어지지만 최근 FA 대형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 서로의 조건을 확인하는 선에서 머물렀다. 이후 물밑 협상 끝에 1,2월 성과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8시즌 뒤 FA 계약으로 3억3000만 달러(3917억원) 빅딜을 끌어낸 브라이스 하퍼(27·필라델피아)의 계약은 올해 3월 1일에 가서야 확정됐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콜은 시간을 끌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빅 마켓 팀들이 굉장히 공격적이었다. 뉴욕 양키스는 물론이고 큰돈 안 쓰기로 소문난 LA 다저스, 돈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LA 에인절스 등이 움직인다는 얘기가 있었다. 사방에서 빅 마켓 팀들이 붙으니까 나타난 효과다"고 했다.
 
(왼쪽부터) 잭 휠러·스티븐 스트라스버그·게릿 콜

(왼쪽부터) 잭 휠러·스티븐 스트라스버그·게릿 콜

 
 
'빠른 계약'은 콜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윈터미팅이 열리기도 전인 지난 5일 잭 휠러(29)가 필라델피아와 5년, 총액 1억1800만 달러(1402억원)에 계약했다. 워싱턴과의 잔여 계약을 파기(옵트아웃)하고 FA 시장에 뛰어들었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는 10일 워싱턴과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2910억원)에 재계약했다.
 
콜과 스트라스버그, 휠러는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뽑은 이번 겨울 투수 FA 1~3위. 4위가 바로 류현진이다. 송재우 위원은 "콜의 처음 예상은 최대 7년 정도 받는 거였다. 스트라스버그는 5년에서 길면 6년이었다. 그런데 두 선수의 계약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류현진에게도 나쁘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했다.
 
보라스는 콜과 스트라스버그, 류현진의 에이전트를 모두 맡고 있다. 어떤 선수의 계약을 먼저 터트리느냐에 따라 시장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지난 7일 '윈티미팅이 다시 한번 보라스의 쇼가 될 것이다'고 예측한 것도 이 이유다. 
 
셋 중 스트라스버그의 계약을 가장 먼저 끌어냈다. 9일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선 양키스가 콜에게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2910억원)를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다음 날 스트라스버그가 같은 조건으로 워싱턴 잔류를 선택했다. 스트라스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받았던 콜의 몸값이 다시 올랐고 결국 3억 달러까지 넘어냈다. 스트라스버그의 계약을 최대로 만들어 콜 계약에 영향을 줬고 두 선수의 계약은 이제 류현진의 계약 조건을 키울 지렛대가 됐다.
 
 
류현진은 몸값 추산이 어려운 선수다. 올해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가져갔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2019시즌 건강함을 입증했지만, 장기계약을 선뜻 안기기에는 고민이 깊다. FA 투수로는 다소 많은 나이도 고려 대상이다. 그런데 앞선 FA 투수들이 모두 대형 계약을 끌어내면서 몸값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송재우 위원은 "콜과 스트라스버그에게 관심이 있던 구단이 모두 류현진을 잡으려고 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전술이 달라질 순 있다. 내년에 성적을 내야 하는 팀들이 FA 시장에서 아무도 잡지 않고 철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총알이 준비돼 있다면 류현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할 수 있다.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대어급을) 놓친 팀들은 마음이 급해진다. 선수로선 경쟁이 붙는 게 가장 낫다. 상황 자체는 좋다"고 했다. 이어 "시간을 끌게 되면 그사이 나가떨어지는 팀이 생기는데 지금은 한껏 시장이 달아올랐다. 여기서 밀어붙이는 게 좋다"고 평가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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