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살림’ 배민·요기요…자영업자 "광고비 오르나" 소비자 "내 혜택은?"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7 07:01

권지예 기자
한 식구가 된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각사 제공

한 식구가 된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각사 제공

 
대형 배달앱들이 한집 식구가 된다. 배달앱 2위 '요기요'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4조8000억원대에 인수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심사를 통과하느냐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지만,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식구 요기요·배민, 배달앱 시장 100% 장악 
 
16일 공정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 신고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M&A 등 기업결합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공정위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합병 대상 2개 회사 중 한쪽의 자산이나 매출이 3000억원 이상이고 나머지 한쪽의 자산이나 매출이 300억원 이상이면 심사 대상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192억원이고,딜리버리히어로의 매출은 300억원 이상인 것 추정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는 각각 배민과 요기요라는 브랜드로 국내 배달의 시장의 전체를 점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은 배민(55.7%), 요기요(33.5%), 배달통(10.8%) 순이다. 업계 3위인 배달통도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서비스로, 이번 M&A가 성사되면 사실상 국내 배달앱 시장의 100%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공정위가 시장을 ‘배달앱’에 한정 짓지 않고 전체 O2O(온·오프라인 연계)로 확대할 경우, 시장 점유율 계산은 달라진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신선식품 배송이나 새벽배송 등 시장과도 결이 같다고 볼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실 기업결합과 관계자는 “기업결합 신고가 들어와야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며 “경쟁제한 가능성이 있는지 등 전반적으로 보는데, 이에 관련된 기준 고시를 따르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법상 순수 심사가 30일에 추가 90일까지 시간이 소요되는데, 자료요청 과정의 시간은 제외되기 때문에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들 "과점 때도 힘들었는데", 소비자는 "내 혜택은"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이 합병 뒤에도 배민·요기요·배달통의 각자 운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상적인 경쟁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배달앱에 의존하는 자영업자들은 물론, 외식업계와 소비자들도 각각 수수료는 늘고 혜택은 잃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배달음식점 업계 관계자는 “아직 얘기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합병하는데 지금과 같은 운영 시스템을 유지하고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영업자도 그렇고, 소비자에게도 득보다는 실이 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현재 배달앱 수수료는 배민의 경우 광고비인 울트라콜 8만8000원, 바로결제 3.3% 오픈리스트 6.6% 수수료를 받는다. 요기요는 수수료 12.5%와 외부결제 수수료 3%. 배달통은 기본 광고비 1만~7만원, 중개수수료 2.5%, 외부결제수수료 3% 등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도 수수료나 광고비 부담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자영업자들은 경쟁이 사라지게 될 경우 수수료가 오르거나 새로운 비용 부담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에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의회는 16일 논평을 내고 "1개 기업으로 배달앱 시장이 통일되면 자영업 시장에 고통을 더하게 될 것"이라며 "독일 자본에 90% 이상의 배달앱 시장이 지배받는 기형적인 상황을 앞둔 자영업자들은 각종 수수료 인상과 횡포 현실화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도 경쟁이 사라지게 되면, 현재 제공하고 있는 혜택들이 점차 줄어들지 않겠냐며 우려했다.

 
배달앱을 자주 사용한다는 한 소비자는 “배민보다 요기요가 혜택이나 할인·적립이 많아서 사용하고 있는데, 결국 한 회사가 되면 경쟁할 필요가 없으니 혜택을 줄이는 게 자연스러운 그림일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요기요의 경우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강신봉 딜리버리히어코리아 대표가 “3조원에 달하는 배달앱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올해 마케팅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일환으로 이용자가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요기요 앱 내 모든 레스토랑 메뉴를 월 10회, 3000원 자동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선보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굳이 이런 마케팅들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본사에서 진행하는 것이라서 조심스럽다”면서도 “딜리버리히어로는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구조의 운영을 하는 것으로 안다. 이렇게되면 내부 경쟁이 돼버리니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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