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조용히 미국으로 떠난 김광현, 세인트루이스와 협상 급물살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7 13:54

배영은 기자
사진=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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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에이스 김광현(31)이 꿈의 무대를 향해 한 발 더 나아갔다. 미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쳤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인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을 공산이 커졌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관계자는 17일 "극비리에 김광현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이미 지난 16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초청을 받아 미국을 찾았고, 현지에서 이미 메디컬테스트를 끝낸 뒤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에게 명확한 관심을 표현하고 있고, 협상에 빠르게 속도가 붙고 있다는 의미다.  
 
세인트루이스는 한국 야구팬에게 익숙한 팀이다. 이미 한국인 투수 오승환(37·삼성)이 한 차례 몸담았다. 오승환은 2016년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해 빅리그에 진출한 뒤 시즌 중반 마무리 투수 자리까지 꿰차며 팀의 신임을 받았다. 첫 해 성적은 6승 3패 19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1.92. 이듬해에도 역시 불펜의 핵심 투수로 활약하면서 1승 6패 20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하게 된다면, 팀 사상 두 번째 한국인 투수로 남게 된다. KBO 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정상 투수로 이름을 날린 오승환은 당시 1+1년 최대 1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왼손 투수에 선발 요원인 김광현은 오승환과 유형도, 보직도, 나이도 다 다르지만 몸값 역시 이 금액을 기준으로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선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당시 보장금액과 인센티브의 비율이 거의 같았지만, 김광현은 이 비중을 다르게 조율할 수도 있다.  
 
5년 사이 많이 달라진 풍경이다. 김광현은 201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통해 해외 진출을 선언했고, 당시 규정에 따라 최고액을 써낸 샌디에이고 한 구단과 단독 교섭을 해야 했다. 포스팅 비용 200만 달러를 써냈던 샌디에이고는 그러나 연평균 100만 달러 수준만 보장하는 계약 조건을 내밀어 김광현에게 실망을 안겼다. 김광현이 결국 메이저리그행 꿈을 접고 SK에 남게 된 이유다.  
 
 
구단을 또 한번 설득해 두 번째 포스팅에 나선 올해는 다르다. '돈'보다 '도전'을 택하겠다는 김광현의 결심이 확고하고,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겠다는 소망도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무엇보다 김광현을 바라보는 빅리그의 시선이 그때와는 천지차이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마치고 복귀한 지난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로 호투한 데 이어 사실상의 첫 정상 복귀 시즌인 올해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으로 전성기 시절 구위를 되찾은 덕이다.  
 
여기에 세인트루이스는 선발진 보강이 꼭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에이스 잭 플래허티를 필두로 마일스 마이컬러스, 다코타 허드슨까지 1~3선발이 강력하지만 마이클 와카가 뉴욕 메츠로 떠나면서 작지 않은 공백이 생겼다. 또 다른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가 불펜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서 SK는 물론 국가대표 에이스로도 활약한 김광현은 그런 세인트루이스에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오승환을 통해 이미 한국 정상급 투수의 위력과 진가를 확인했기에 더 그렇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김광현에게 관심을 표현한 적이 없어 현지 언론에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물밑에서 포스팅에 나온 김광현을 발빠르게 영입 리스트에 올린 뒤 가장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야구 관계자는 "세인트루이스의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기는 어렵지 않다. 선수의 몸 상태를 가장 자세히 살펴본 뒤 제안을 하는 팀"이라며 "한국의 의료자료 역시 다른 구단에 비해 신뢰하는 편"이라고 했다.  
 
김광현에게도 세인트루이스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뉴욕 양키스(27회) 다음으로 많은 월드시리즈 11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명문 구단이고, 내셔널리그에선 최다 우승팀으로 기록돼 있다. 이미 한국인 선수를 보유한 경험이 있어 김광현이 팀에 적응하기도 여러 모로 수월하다. 샌디에이고와 시카고 컵스처럼 김광현에게 꾸준히 관심을 보여 온 팀들도 있지만, 가장 구체적으로 움직인 팀은 세인트루이스였다.  
 
김광현의 포스팅은 1월 6일에 마감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계약이 빠르게 이뤄진다면 김광현이 빅리그에서의 첫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예상보다 더 빠른 희소식이 기대되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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