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전 2골, 중국전 1골… 일본전 키 포인트는 벤투 감독도 인정한 '득점 효율성'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17 06:00

김희선 기자
지난 15일 열린 E-1 챔피언십 2차전 중국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15일 열린 E-1 챔피언십 2차전 중국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국은 효율성의 문제다.
 
파울루 벤투(50)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5일 중국전이 끝난 뒤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한국은 이날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최종 스코어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전반 13분 터진 김민재(23·베이징 궈안)의 이른 선제골을 잘 지켜내 거둔 승리이자, 최종전인 일본과 맞대결에서 우승을 다툴 수 있는 마지막 조건을 완성하는 승리였다. 벤투 감독도 이 부분을 언급하며 "승점 3점을 추가해 우승의 희망을 안고 마지막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중요한 승리였다"고 90분을 평가했다.
 
하지만 고민거리는 분명히 남아있다. 점유율은 70%를 웃돌고 슈팅도 16개를 시도하는 등 숫자로 들여다보면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펼쳐진 경기였다. 하지만 유효슈팅 4개, 그 중 골로 연결된 슈팅은 1개 뿐이었다는 점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한중전을 지켜본 일본 기자가 벤투 감독에게 "득점 기회가 많았는데 문전 효율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을 정도다.
 
효율성의 문제는 출범 1년 4개월 째를 맞이하는 벤투호가 직면한 과제다. 자신이 부임한 뒤 보여주고 있는 축구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에는 벤투 감독도 동의했다. 벤투 감독은 "지적한 부분은 분명한 사실이다. 최대한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고, 주도적인 경기를 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득점력이 좋지 못했던 경기가 많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벤투 감독은 이 문제 때문에 그가 추구하는 축구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중국전 헤딩골을 성공시키는 김민재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중국전 헤딩골을 성공시키는 김민재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의 철학, 그리고 스타일을 바꿀 생각이 없다. "우리가 추구하고 노력해 온 스타일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갖고 문전에서 효율성을 높여 기회가 왔을 때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말에 그의 답이 들어있다.
 
효율성의 문제는 결코 벤투 감독만의 탓은 아니다. 골 결정력 부족은 꽤 오래 전부터 한국 축구의 고민거리였다. 벤투 감독이 말하는 점유율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이 말하는 빌드업 축구를 무의미한 점유율 축구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문제는 벤투 감독이 원하는 만큼 제대로 된 템포의 빌드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백패스로 점유율을 올리는 걸 좋아하는 감독은 없다. 감독이 제어할 수 없는 부분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빌드업을 중시하고 능동적인 축구를 하고 있는 것은 맞는데 기회가 많은 경기에서 골이 나지 않는 건 선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벤투 감독이 부족한 부분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변화를 주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변칙적인 운영에 완고한 편이다. 한 위원은 "자신이 추구하는 발상을 선수들이 녹여내지 못하고, 득점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면 포지션 파괴와 같은 변칙적인 방법으로라도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생각하던 체계를 비틀 수 있는 유연성, 비상수단이 필요한데 벤투 감독은 체계파괴적인 기질이 없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변화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변칙과 변화에 인색한 벤투 감독의 스타일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목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반복해서 선수들에게 이식시키는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2022 카타르 월드컵이라는 '목표'가 분명하더라도, 목표까지 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팬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벤투호의 경기력은 분명히 좋아졌다. 이번 대회에서 넣은 3골이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들어진 점, 그리고 한 수 아래의 상대를 맞아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경기를 주도한 점이 그 방증이다. E-1 챔피언십을 마치고 2차예선을 다시 치러야하는 상황에서 홍콩과 중국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남은 것은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아무리 경기력이 좋아져도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18일, 운명의 한일전은 그래서 중요하다. 보다 효율적인 축구를 보여줘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다.
 
 
부산=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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