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승차는 다시 반 경기. 쫓고 쫓기는 2, 3위간 추격전이 크리스마스 전야의 코트를 뜨겁게 달군다.
2연승을 달리며 2위를 지키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24일 열리는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서 안방인 안양실내체육관으로 3위 전주 KCC를 불러들인다. 나란히 상승세를 타며 상위권에 올라있는 두 팀의 현재 성적은 KGC인삼공사가 15승9패, KCC는 15승10패. 두 팀의 승차가 0.5경기에 불과한 만큼 이번 맞대결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두 팀의 분위기는 막상막하다. 2위 KGC인삼공사는 지난 15일 선두 SK전에서 패하며 6연승 행진이 끝났지만 이어진 부산 kt전(84-70 승) 인천 전자랜드전(84-74 승)에서 다시 연승을 거두며 좀처럼 꺾이지 않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12월 성적은 6승1패, 말 그대로 승승장구 중이다. 팀의 주축인 '캡틴' 오세근(32)이 1일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에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 특히 긍정적이다.
공수 양면에서 커다란 존재감을 발휘하는 오세근의 이탈은 KGC인삼공사의 성적과 직결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의 성적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집고 변함없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경기마다 예상치 못했던 선수들이 흐름을 끌고 가는 활약을 펼쳐주고, 비시즌 동안 공들여 준비한 수비 전술이 매 경기를 거듭할 수록 빛을 보고 있다. 특히 선수들의 활동량을 최대로 끌어올려 상대를 압박하는 KGC인삼공사의 수비는 오세근 없이도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3승1패라는 성적을 만들어냈다. 스틸 1위(9.3개) 블록슛 3위(2.9개) 팀 속공 1위(6.4개)이 보여주듯 상대 공격을 저지하고 빼앗아 달려 만들어내는 빠른 농구가 가능해지면서 선수들도 경기에 재미를 느끼는 모습이다. 김승기(47) KGC인삼공사 감독도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너무 잘해주고 있다. 지금 나무랄 데가 없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그러나 상대 KCC도 만만치 않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울산 현대모비스와 대형 트레이드 성사 이후 '트레이드 후폭풍'에 주춤하던 KCC는 12일 창원 LG전 패배(72-79) 이후 서울 삼성(83-75 승) 현대모비스(71-69 승) kt(79-78 승) 고양 오리온(88-72 승)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트레이드 후 기대를 모았던 이대성(29)이 발목 부상으로 당분간 나오지 못하지만 유현준(22)이 돌아와 제 몫을 해주고, 이정현(32)과 송교창(23) 라건아(30)에 정창영(31)이 힘을 보태면서 공격 옵션도 풍부해졌다. 이대성, 그리고 라건아라는 압도적 자원의 합류로 개막 전부터 추구하던 모션 오펜스가 흔들렸지만, 조금씩 초반 분위기로 돌아가며 이적 선수들로 인한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서울 SK가 18승6패로 3경기 이상 앞서있는 상황에서, 이번 경기에 걸린 건 단순히 2, 3위간의 순위 싸움만은 아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두 경쟁에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본격적인 선두 도약을 위해 한 발 더 내딛어야 할 순간 만난 두 팀의 맞대결이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혈투를 예고하듯 올 시즌 두 팀의 상대전적은 1승1패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