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포커스 MLB] 마이너리그 축소, ML의 발전인가 퇴보인가
일간스포츠

입력 2019.12.31 06:00

배중현 기자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연합뉴스 제공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연합뉴스 제공

얼마 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깜짝 놀랄 만한 제안을 했다.
 
전체 마이너리그 팀(160개) 중 약 26%에 해당하는 42개 팀을 없애자는 게 골자다. 마이너리그는 '팜 시스템의 아버지'라 불리는 브랜치 리키 브루클린 다저스 단장이 처음 팀을 만든 이후 80년 이상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다. 빅리그에서 활약할 미래의 스타를 키우는 젖줄로 인정받았다.  
 
그런데 사상 처음으로 사무국이 직접 나서서 공개적으로 마이너리그팀을 줄이자는 얘길 꺼냈다. 선수와 마이너리그 관계자들은 구단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일종의 음모라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 구단 관계자들은 몸집 줄이기를 한 마이너리그는 선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으로 맞선다. 어느 쪽 얘기가 맞는 걸까.
 
사무국이 없애자고 한 42개 팀은 모두 싱글A 이하다. 가장 먼저 발끈한 인물은 마이너리그 회장인 팻 오코너다. 오코너는 사라질 수 있는 팀이 연고로 한 도시에 미칠 영향과 그 도시에 근거를 둔 정치인들의 지지를 메이저리그가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 사안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인 버니 샌더스 의원은 마이너리그 축소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오히려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지나치게 낮은 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협의 과정을 거칠 거라고 강조한다. 이어 마이너리그 측이 오로지 팀 숫자에만 집착하고 변화를 거부한다면 '조정'을 통해 팬이나 선수들이 좀 더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마이너리그 측이 공개적으로 오랜 파트너인 메이저리그를 공격하고 둘 간의 협상 과정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는 시설 문제, 원정경기 환경, 연봉 등에서 서로 간의 의견이 많이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내부에선 찬반이 갈린다. 선수 개발과 운영 파트는 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친 감성을 경계한다면 효율적이고 나아진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어 더 좋은 경기력과 발전성을 보일 수 있다고 믿는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적으면 7개, 많으면 9개까지 마이너리그 구단을 운영 중이고 이들 팀에 선수 개발 비용을 분배하고 있다. 마이너리그 축소에 찬성하는 쪽은 구단 운영비용을 줄이려는 꼼수가 아니라고 한다. 현재 분배되는 선수 개발 비용에는 변화가 없어 남은 팀들이 받는 혜택이 더 좋아진다는 의미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선수들에게 최저 임금 수준이 아닌 실제로 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을 줘야 하는데 이를 싫어하는 백만장자 구단주들의 잔머리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북미 프로스포츠 리그 중 어느 종목보다도 폭넓고 많은 하위 리그 팀들을 갖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마이너리그에 있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확률이 10% 전후에 그친다. 지금보다 적은 마이너리그팀을 운영해 집중도를 높이고 선수들에게 기회의 문을 넓히자는 주장도 있다. 즉 학생 수는 줄이고 선생님의 수를 늘려 선수 개인적으로 더 많은 관심과 보살핌을 받으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선수들의 확률도 올라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에서 사상 첫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임금을 50% 인상해줬다. 하지만 마크 샤피로 사장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보다 나은 '웰빙'을 생각한다면 마이너리그팀의 구조조정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는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하는 90% 선수들에 대한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남은 120개 팀에 집중하자는 의견과 사라질 일자리에 대한 반발의 충돌이다. 양측의 의견은 모두 명분이 뚜렷하다. 메이저리그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양측의 합의점이 모여야 할 것이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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