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티끌’ 모아 ‘쏠쏠하게’ 써보자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01 07:00

권지예 기자
동전의 쓰임이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서, 잔돈을 알아서 계좌로 저금해주는 재테크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돼지저금통과 동전을 세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동전의 쓰임이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서, 잔돈을 알아서 계좌로 저금해주는 재테크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돼지저금통과 동전을 세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2020년 경자년이 밝았다. 해가 바뀌었지만, 젊은이들의 주머니는 무거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옛말에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했던가. 태산은 될 수 없겠지만, 내가 무심코 지나치던 티끌들을 모아주는 새해의 금융 제도들이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잠자고 있던 카드 포인트는 통장으로 받아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되고, 편의점에서 현금을 지불하고 남은 거스름돈은 계좌로 입금받을 수 있게 된다.     
 
별거 아닐지도 모르는 '잔돈’, 주머니 속에서 짤랑거리던 동전들이 알아서 입금되는 쏠쏠한 변화들이다.
 
게다가 최근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잔돈이 귀찮아지고 있는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자투리 돈을 활용할 수 있는 ‘잔돈금융’이 새로운 재테크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으니 주목해보자.  
 
 


편의점서 받은 거스름돈, 주머니 아닌 ‘계좌로’  
 
지난해 한국은행은 2020년 상반기에 ‘내 잔돈 계좌적립 서비스’ 시행을 위해 시범 유통 사업자를 모집했다. 이 서비스는 현금 거래 후 발생한 잔돈을 현금 IC카드와 모바일 현금카드와 연계된 구매자의 은행 계좌로 입금해주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한국은행이 비슷하게 시범 사업을 추진해오던 것의 일환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동전 제조 및 관리 비용 등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에서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진행해왔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서비스로 동전 발행 및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자잘한 동전 등을 지니고 다니지 않아도 돼 구매자의 편의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요즘은 현금을 사용하지도,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 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계의 거래용 지폐 보유액은 평균 7만8000원으로, 2015년의 11만6000원보다 3만8000원(-33%) 줄었다. 게다가 현금이 가계의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신용·체크카드 52.0%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의 분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뿐만은 아니다. 스웨덴과 네덜란드·덴마크 역시 금융거래의 투명성, 금융기관의 비용 절감, 지하경제 축소 등의 이유로 현금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잔돈 계좌적립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안에는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은행권과 현금 IC카드를 모바일에 담은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만들었다. 편의점 등 가맹점에서 스마트폰 앱 QR코드를 생성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현금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즉, 이 ‘모바일 카드’의 부가 서비스로 ‘잔돈 계좌 적립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1단계 시범사업에서는 잔돈을 교통카드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에 적립하는 방식으로만 서비스 제공이 이뤄졌다. 여기에는 6개 마트 및 편의점과 10개의 선불 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세븐일레븐·이마트·CU·캐시비·티머니·하이패스·엘포인트·네이버 페이 포인트)가 참여해 전국 3만6850여 개 매장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 시범 서비스는 올해 1분기에만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을 낸 후 돌려받은 잔돈을 선불 전자지급수단에 적립한 실적이 일평균 2만6000건, 49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잔여포인트’ 모아 원하는 계좌로
 
올해 여러 카드사의 잔여 포인트를 원하는 계좌로 이체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질 전망이다.  
 
여러 개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카드사 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이를 현금화해 통장으로 받는 기능이 추가되는 것이다.  
 
국내 신용카드사의 카드 포인트 잔액은 작년 기준으로 약 2조원에 육박했을 정도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카드포인트 유효기간이 5년이라서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많이 쌓아놔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실제 국내 카드사의 소멸포인트는 지난 2017년 1151억원, 2018년 1024억원으로 나타났다.  
 
매년 1000억원 안팎의 포인트가 사라지는 셈이다.  
 
작년 10월부터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도록 약관을 손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와 협의를 거친 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손볼 계획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카드사 잔여포인트를 조회한 뒤 한 계좌로 이체해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되면 소비가 촉진돼 내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성기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불리해질 수 있지만, 소비자로서는 여러 카드사 포인트를 긁어모아 현금처럼 쓰면 가계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0원 미만의 잔돈, ‘쏠쏠하게’ 모아보자  
 
매일 1원부터 많게는 3만원씩 소액을 모아 부담을 줄인 적금들도 새해에 주목된다. 얄팍한 주머니 사정에 저축이 망설여지던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들이다. 여기에 저축 습관에 재미까지 더해줘 금상첨화다.  
 
카카오뱅크 저금통 앱 화면 이미지.

카카오뱅크 저금통 앱 화면 이미지.

 
가장 최근 나온 잔돈 적금 상품은 카카오뱅크의 ‘저금통’이다. 1000원 미만의 금액을 자동으로 모으는 서비스로, 출시 13일만에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돌파했다.
 
미리 요일(월~금요일)을 지정해두면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의 잔돈이 저금통으로 자동이체돼 쌓이는 구조다.  
 
예컨대 일반 계좌 잔액에 10만1530원이 있다면 530원이 저금통에 쌓이는 것이다.  
 
실제 저금통처럼 한 달에 한 번만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재미(?)도 있다.  
 
비슷하게 제2금융권에는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잔돈모아올림적금’이 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보다는 일단 금리가 2.8%(1~2년 미만), 3.0%(2년)로 좀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 상품은 잔돈 기준을 ‘1만원 이하’ 또는 ‘1000원 이하’를 선택할 수 있다. 잔액이 10만1530원 있을 때 1만원 이하로 설정해두면 2530원이 저금된다. 만기 이후 세후 원리금도 단위를 올려준다. 세후 원리금이 105만100원일 때 106만원을 만들어서 돌려준단 뜻이다.
 
핀테크 업체 티클에서는 갖고 있던 카드와 앱을 연동하면 결제 때마다 1000원 미만의 잔돈을 저축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4100원 커피를 결제하면 900원이 본인 계좌에서 빠져나가 티클이 제휴하는 미래에셋대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쌓이는 구조다.  
 
또 토스에서는 ‘토스카드’를 쓸 때 결제하고 남은 1000원 미만 잔돈을 계좌에 자동 저축해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저축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소액 저축 상품이라도 그 금액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10대와 20대 등을 주요 타깃으로 1만원에서 2만원씩 성취하면 습관적으로 (저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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