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의 왕좌 복귀, 그리고 한국 스켈레톤이 쏘아올린 베이징 청신호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07 06:00

김희선 기자
왕좌에 복귀한 '아이언맨'을 필두로, 한국 썰매 전사들이 베이징을 향해 청신호를 쏘아올렸다.
 
'아이언맨' 윤성빈(26·강원도청)이 시즌 첫 월드컵 금메달과 함께 시상대 정상에 복귀했다. 윤성빈은 5일(한국시간)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52초95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인 알렉산더 가스너(독일·1분53초00)과 차이는 0.05초, 3위 악셀 융크(독일·1분53초03)과는 0.08초의 차이였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스켈레톤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은 한국, 그리고 아시아 사상 최초의 썰매 종목 금메달리스트로 화려하게 왕좌에 등극했다. 한국이 1998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루지 종목으로 처음 썰매 종목에 도전한 지 20년 만에 거둔 성과에 국내는 물론 외신들도 열광했다. 썰매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한국에서 탄생한 '아이언맨'의 폭발적인 레이스는 썰매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 북유럽 등에서도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본인이 좋아하는 마블 캐릭터인 '아이언맨'을 본따 만든 헬멧을 쓰고 거침없이 스타트해 트랙을 쏜살같이 빠져나가는 모습은 영화 못지 않게 파워풀하다. '아이언맨' 윤성빈의 활약 속에 비인기 종목이었던 썰매에 대한 관심도 한 단계 높아졌다.
 
화려했던 올림픽 이후, 2018~2019시즌에도 아이언맨의 질주는 계속됐다. 지난 시즌 윤성빈은 월드컵 1·2차 대회 동메달을 시작으로 3·4·5차 대회 은메달, 6차 대회 금메달, 7차 대회 동메달, 8차 대회 금메달 등 1~8차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수상하는 '올 포디움'을 달성했다. 한 시즌 월드컵에서 한 번도 빠짐 없이 시상대에 오른 건 2015∼2016시즌 '스켈레톤 황제'로 불리던 마르쿠스 두쿠르스(36·라트비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에 비하면 올 시즌은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주춤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지난달 열린 1·2차 대회에서 각각 7위, 6위에 머물며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고, 3차 대회에서 올 시즌 첫 금메달과 함께 개인 통산 월드컵 10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월드컵 랭킹 역시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올라갔다. IBSF는 홈페이지를 통해 "스켈레톤 올림픽 챔피언인 윤성빈이 빈터베르크에서 자신의 10번째 월드컵 우승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IBSF 월드컵에서 통산 10승 이상을 달성한 선수는 두쿠루스(51승), 그리고 러시아의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35·러시아·13승) 이후 윤성빈이 역대 세 번째다. 윤성빈은 "시즌 초반 떨어졌던 경기력이 올라와 기쁘다.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윤성빈의 '부활' 소식도 반갑지만 그 못지 않게 반가운 소식이 또 있다. 윤성빈과 함께 출전한 김지수(26·강원도청)가 1분53초49로 6위, 정승기(21·가톨릭관동대)가 1분53초80으로 9위에 올라,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 선수 세 명이 모두 톱10 안에 들었다는 사실이다. '아이언맨'의 왕좌 복귀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깜짝 6위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던 김지수, 그리고 스켈레톤 유망주 정승기의 톱10 진입 소식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메달을 노리는 한국 스켈레톤에는 희망찬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지수는 1차 시기에서 56초55로 결승선을 통과해 윤성빈에 이어 2위에 올랐으나 2차 시기에서 56초94로 기록이 밀려 아쉽게 시상대에 오르진 못했지만 월드컵 개인 최고 성적을 6위로 끌어올렸다. 김지수는 "1차 시기 순위를 유지하지 못해 아쉽지만 큰 경험을 했다. 다음에는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위를 기록했던 정승기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정승기는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출전 이후 처음으로 10위권내 진입을 달성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용 국가대표팀 총 감독은 "윤성빈 외에 뚜렷한 정상급 선수가 없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남자 스켈레톤 대표팀이 언제든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선수들로 성장했다"며 "10위권을 넘어 3명 선수 모두가 5위권까지 오르는 꿈을 함께 실현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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