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이 FA(프리에이전트)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면 백업 선수는 어떤 마음가짐은 가질까. 희망은 생각을 행동, 다짐을 현실로 만든다. 두산의 진정한 힘도 여기에 있다.
2019시즌이 종료되기도 전에 2021시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두산 주전 선수 다수가 온전히 한 시즌만 더 채우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최근 다섯 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주역이 대거 포함됐다. 내야 주전인 오재일(34), 허경민(30), 최주환(32), 김재호(35)와 선발투수 유희관(34), 이용찬(31) 외야수 정수빈(30) 등 최대 10명이다.
내부 FA가 3명만 되도 구단은 난감하다. 두산도 선택이 필요하다. 선수는 잘해야 한다. 잔류, 이적 어느 쪽을 선호하더라도 결론은 명확하다. 그래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긍정 요인만 본다. "알아서 잘하는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선수들도 가치 평가의 기준을 잘 안다. 일단 팀 성적이 뒷받침 됐을 때 더 조명받을 수 있다고 본다. 스탯만 쫓는 모양새가 야구팬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도 안다. 무엇보다 과욕이 초래하는 결말을 잘 알고 있다. 성숙한 FA 로이드. 두산은 2020시즌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백업 선수들의 의욕 향상도 기대가 된다. '기존 선수가 떠난다'는 전제는 두산에 달갑지 않다. 그러나 개개인은 주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두산은 끊임없이 새 얼굴이 나오며 어려울 것 같던 공백을 채웠다. 준비된 주전도 있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선수도 있다. 두산이기에 FA 선수가 많은 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1.5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는 1군 진입 자체가 꿈이다.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1, 2군 전체에 내실 강화까지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출전 기회가 적기 때문에 나이진 기량을 증명하기 어렵다. 어필을 하려면 집중력이 향상된 상태로 공을 보고, 던져야 한다. 백업은 원래 그렇다. 예년보다 향상된 수준의 집중력이 기대된다. 현장 지도자들도 다양한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도와 기용을 할 전망이다. 백업 선수는 곧 팀의 미래다.
전천후 내야수 류지혁(26), 지난 시즌 후반, 강한 인상을 남긴 김인태(26)는 동기 부여가 생기는 시즌이다. 동료들이 남는다고 해도 개인의 경쟁력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두산은 더 강해진다. 다가올 스프링캠프의 열기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울 전망이다.